
“나는 전능한 하나님이라 너는 내 앞에서 행하여 완전하라.”(창세기 17:1)
아브람이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던 그날, 그는 99세의 노인이었습니다. 인간적으로 보면 인생의 끝자락에 선 것 같지만, 하나님 앞에서는 오히려 이제야 비로소 시작되는 새 생명의 부르심이었습니다. 하나님은 아브람에게 명령하십니다. “내 앞에서 행하여 완전하라.” 이는 단순한 도덕적 권면이 아닙니다. 하나님과의 관계 안에서 살아가는 자가 마땅히 가져야 할 존재의 태도이며, 그의 눈앞에 계신 거룩하신 하나님 앞에서 마땅히 취해야 할 겸손한 걸음입니다.
이 명령은 오늘 우리에게도 동일하게 주어집니다. 하나님 앞에서 진실하고 겸손한 자로 살아가는 것이, 이 땅에서 거룩하게 구별된 삶을 사는 자의 가장 기본적이고도 본질적인 태도입니다.
진실함이 자유를 낳습니다.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요한복음 8:32) 진실함은 단순히 거짓말을 하지 않는 성품이 아닙니다. 그것은 자신의 영적 상태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하나님의 말씀 앞에 거울처럼 자신을 비추어 정직하게 서는 것을 말합니다. 진실한 자는 스스로를 속이지 않으며, 하나님 앞에서 무언가를 감추려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자신의 연약함과 죄를 인정하고 고백함으로써, 하나님의 은혜와 자비를 구하게 됩니다.
이런 진실함은 우리를 자유롭게 합니다. 사람의 시선과 평가에서 자유롭게 하고, 자신에 대한 과도한 연민이나 교만에서 벗어나게 합니다. 진리 앞에 서 있는 사람은 다른 어떤 것보다도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민감해지고, 하나님의 기준에만 귀 기울이게 됩니다. 이 자유가 진정한 영혼의 평안입니다.
그러나 세상은 이 진실함을 두려워합니다. 왜냐하면 진실함은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며, 숨겨져 있던 부끄러움을 직면하게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많은 이들은 종교적 외식, 형식적인 예배, 꾸며진 믿음으로 그 빈 마음을 감춥니다. 그러나 그 어떤 종교적 장식도 하나님 앞에서는 속일 수 없습니다.
겸손은 자기 존재의 실상을 아는 데서 시작됩니다. “누가 너를 구별하였느뇨? 네게 있는 것 중에 받지 아니한 것이 무엇이뇨? 네가 받았은즉 어찌하여 받지 아니한 것 같이 자랑하느뇨?”(고린도전서 4:7)
하나님 앞에서 진실한 자는 결국 겸손할 수밖에 없습니다. 자신의 존재를 알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순식간에 무너지고 병들고 흔들리는 존재입니다. 아무리 많은 것을 소유하고 지식이 많고, 선한 일을 많이 한 것 같아도, 그것으로 자랑할 수 없는 이유는 모든 것이 하나님께로부터 왔기 때문입니다.
진실한 사람은 자신의 연약함을 부끄러워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것이 하나님께 은혜를 구할 수 있는 통로임을 압니다. 그런 겸손은 하나님께서 가장 귀히 여기십니다. “하나님은 교만한 자를 대적하시되 겸손한 자에게 은혜를 주신다”(약 4:6)는 말씀처럼, 겸손한 심령은 하늘의 보좌를 움직이는 통로입니다.
“이 백성이 입으로는 나를 가까이하며 입술로는 나를 존경하나 그 마음은 내게서 멀리 떠났나니…”(이사야 29:13) 외형적인 경건, 지적인 호기심, 종교적인 열심이 곧 하나님을 향한 참된 경외심은 아닙니다. 하나님은 마음을 보십니다. 지식이 많고 성경을 잘 안다 하여도, 그것이 겸손과 회개의 자리로 이끌지 않는다면, 오히려 영혼을 교만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네가 감당하지 못할 것을 구하지 말고, 네 힘에 겨운 것을 좇지 말라” 이는 하나님의 일에 대한 지나친 탐구가 오히려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를 방해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거룩한 신비 앞에서 겸손하게 무릎 꿇는 자만이, 진정 하나님의 지혜에 이르게 됩니다.
순진한 마음으로 주님을 찾으십시오. “지상의 통치자들이여 정의를 사랑하라. 정직한 마음으로 주님을 생각하고 순진한 마음으로 주님을 찾아라.” 아이와 같은 마음, 그것이 하나님을 찾는 올바른 자세입니다. 계산하지 않고, 조건을 따지지 않고, 오직 하나님을 바라는 마음입니다. 이러한 순전함은 세상의 지혜와는 반대 방향입니다. 세상은 복잡한 이론과 경쟁, 비교, 우월을 따지지만, 하나님은 “상한 심령”과 “통회하는 마음”을 찾으십니다.
우리의 존재는 스스로 빛나지 않습니다. 빛은 외부에서 옵니다. 진실함과 겸손함은 바로 그 빛을 받아들이는 통로입니다. 하나님의 진리는 우리를 자유롭게 하며, 그 진리 앞에서 겸손히 무릎 꿇는 자만이 하나님의 은혜를 누릴 수 있습니다.
우리는 하나님 앞에서 어떤 태도로 서 있습니까? 입술로만 하나님을 고백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교만한 지식, 외식적인 신앙, 자기 위로에 머물러 있지는 않습니까? 그러므로 진실하고 겸손한 삶으로 돌아갑시다. 진리를 사랑하고, 마음의 중심으로 하나님을 구합시다. 그리하면 주께서 우리를 인도하시고, 보호하시며, 참 자유로 이끄실 것입니다.
“주의 진리로 나를 지도하시고 교훈하소서. 주는 내 구원의 하나님이시니 내가 종일 주를 바라나이다.”(시편 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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