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이 일에 증인이요 하나님이 자기를 순종하는 사람들에게 주신 성령도 그러하니라."(사도행전 5:32)
어느 시골 마을에 한 노인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는 평생 농사를 지으며 성실하게 살아왔지만, 한 가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있었습니다. 그의 논은 늘 다른 사람들의 논보다 수확이 적었습니다. 같은 씨를 뿌리고, 같은 비를 맞고, 같은 햇빛을 받는데도 결과는 늘 만족스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는 자주 하나님께 물었습니다. "하나님, 제가 무엇을 잘못했습니까?" 하지만 하나님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으시는 것 같았습니다.
어느 해에는 가뭄이 들었고, 또 어느 해에는 홍수가 났습니다. 농사는 잘될 만하면 망했고, 기대는 늘 무너졌습니다. 노인은 점점 마음속에 의문이 쌓여 갔습니다. "왜 내 인생에는 공식이 없는 것일까?" 그런데 세월이 흐른 어느 날, 노인은 문득 깨닫게 되었습니다. 자신은 평생 하나님께 수확을 구했지만, 하나님은 수확보다 더 중요한 것을 만들어 가고 계셨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하나님은 그를 겸손하게 만들고 계셨고, 사람의 힘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은혜로 사는 법을 가르치고 계셨습니다.
그 순간 노인은 처음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아, 하나님은 내 농사를 지으신 것이 아니라 나를 빚고 계셨구나." 아마 이것이 오늘 본문에서 베드로가 말하는 "증인"의 의미일 것입니다. 우리는 흔히 증인이라고 하면 특별한 체험을 한 사람을 떠올립니다. 천사가 나타났다거나, 병이 나았다거나, 놀라운 기적을 경험한 사람 말입니다. 그러나 사도행전의 증인은 그런 사람이 아닙니다. 증인은 자신이 본 것을 말하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그리스도인의 가장 중요한 증언은 "예수님이 내 삶의 주인이 되셨다"는 사실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예수님을 구주로는 원하지만 임금으로는 원하지 않습니다. 죄는 용서받고 싶지만, 인생은 여전히 자기 마음대로 살고 싶은 것입니다. 그러나 성경은 예수님을 "구주와 임금"으로 함께 소개합니다. 임금이 되신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내 계획보다 그분의 계획이 앞선다는 뜻입니다. 내 뜻보다 그분의 뜻이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내가 가고 싶은 길이 아니라 그분이 이끄시는 길을 따라가게 된다는 뜻입니다.
베드로가 바로 그런 삶을 살았습니다. 젊어서는 자기가 원하는 곳을 다녔지만, 예수님은 말씀하셨습니다. "늙어서는 남이 네게 띠 띠우고 원하지 아니하는 곳으로 데려가리라." 실제로 베드로의 인생은 자기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뒤돌아보니 그 길은 하나님 나라를 향하고 있었습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사람은 사업이 무너집니다. 어떤 사람은 건강을 잃습니다. 어떤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합니다. 그때 우리는 묻습니다. "왜 이런 일이 내게 일어납니까?"
그러나 하나님은 종종 다른 질문을 하십니다. "네 삶의 왕이 정말 나인가?" 하나님은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공식대로 일하지 않으십니다. 착하게 살면 복 받고, 잘못하면 벌 받는 단순한 계산법으로 우리를 다루지 않으십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은 착한 사람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은혜 없이는 살 수 없는 사람을 만드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율법도 우리를 정죄하려고 주신 것이 아니라 우리를 예수님께 데려가기 위해 주신 것입니다. 율법은 계속 묻습니다. "할 수 있느냐?" 그리고 우리는 결국 대답하게 됩니다. "할 수 없습니다." 그때 비로소 예수님이 보입니다. 마치 물에 빠진 사람이 마지막 순간 구조대를 붙드는 것처럼 말입니다. 신앙은 내가 하나님을 붙드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외에는 붙들 것이 없음을 배우는 과정입니다.
어느 성도의 이야기입니다. 그는 태어날 때부터 한 손을 제대로 쓰지 못했습니다. 수십 년 동안 굳어 있던 손이 어느 날 말씀을 듣는 가운데 펴졌습니다. 누가 보아도 놀라운 기적이었습니다. 보통 사람 같으면 간증집회를 다니며 자신의 이야기를 자랑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 성도는 조용히 일어나 부엌으로 갔습니다. 그리고 울면서 설거지를 했습니다. 평생 쓰지 못했던 손으로 처음 하는 일이 설거지였습니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손이 펴진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 손을 펴주신 하나님이었습니다.
그 후 그는 설교 말씀을 수없이 반복해서 들었고, 복사하여 다른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습니다. 기적보다 말씀을 사랑하게 된 것입니다. 이것이 성령의 증언입니다. 성령은 사람을 기적 앞으로 데려가지 않습니다. 기적을 행하신 예수님 앞으로 데려갑니다. 반대로 마귀는 언제나 사람을 기적 자체에 묶어 둡니다. 기적을 행한 사람을 높이게 만들고, 인간을 영웅으로 만들고, 하나님보다 현상을 바라보게 만듭니다.
그러나 성령은 다릅니다. 성령은 언제나 예수님을 가리킵니다. 내 죄를 깨닫게 하고, 내 의가 얼마나 부족한지 알게 하고, 결국 예수님의 의만이 나의 소망임을 가르쳐 주십니다. 그래서 성도는 날마다 같은 결론에 도달합니다. "나는 안 되지만 예수님은 되신다." "나는 부족하지만 예수님의 은혜는 충분하다." "나는 실패하지만 하나님은 나를 버리지 않으신다." 이것이 우리가 세상 앞에 증언해야 할 내용입니다.
우리는 대단한 사람이라는 증인이 아닙니다. 우리는 착한 사람이라는 증인도 아닙니다. 우리는 예수님 없이는 살 수 없는 사람이라는 증인입니다. 그리고 성령께서는 오늘도 그 사실을 증언하십니다. 우리 삶이 뜻대로 풀리지 않을 때에도, 이해할 수 없는 길을 걸을 때에도, 눈물로 하루를 버티는 순간에도, 성령께서는 조용히 말씀하십니다. "그래도 예수님이면 충분하지 않느냐."
그 음성을 따라 걷다 보면 언젠가 우리는 깨닫게 될 것입니다. 내가 걸어온 길은 실패의 길이 아니라 은혜의 길이었고, 내가 잃어버렸다고 생각한 시간들은 사실 하나님께 붙들려 있던 시간이었음을 말입니다. 그날 우리는 참된 증인이 되어 이렇게 고백하게 될 것입니다. "나는 예수님을 보았습니다. 내 힘이 끝난 자리에서, 내 계획이 무너진 자리에서, 오직 예수님의 은혜만 남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것이 성도가 세상에 전할 가장 위대한 증언입니다.
우리는 "내가 무엇을 했는가"가 아니라 "예수님이 내 삶의 임금이 되셔서 나를 어떻게 이끌어 오셨는가"를 알아야 합니다. 사도행전 5장 32절의 증인은 특별한 체험의 증인이 아니라, 자신의 실패와 연약함 속에서도 끝까지 역사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를 경험한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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