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학자와 의학자를 포함한 학자들도 인간의 몸에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기적적인 능력이 있다는 것에 공감합니다. 인간의 몸에는 대략 50조 개의 세포가 존재하는데, 대부분의 세포가 평생 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스스로를 고치고 재생하는 능력을 갖췄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바꿔 말하면, 우리는 안에서부터 우리 자신을 끊임없이 대체하고 재건하고 있는 것입니다.
세포의 재생 현상에는 두 가지 예외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뇌세포와 심장세포로, 이들은 우리를 우리답게 만드는 영적 자질과 가장 밀접한 두 기관의 세포들입니다. 이들 기관의 세포에 재생 능력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 연구에 의해 밝혀지긴 했지만, 뇌세포와 심장세포들은 워낙 튼튼해서 평생 견딜 수 있을 정도이므로 건강한 사람이라면 재생 능력이 발휘될 필요조차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인체의 장기와 뼈, 그 밖의 조직은 복잡해 보이지만 사실은 대부분이 수소, 질소, 산소, 탄소라는 네 가지 요소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네 가지 원소는 우주에 가장 많이 존재하는 물질입니다. 말하자면 우리 인간은 문자 그대로 별과 은하를 구성하는 물질과 같은 성분으로 만들어졌습니다. 따라서 건물에 비유한다면, 우리 몸을 짓고 수리하는 데 필요한 자재가 모자랄 일은 없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우리는 무엇 때문에 죽는 것일까요?
약물의 오남용과 오진을 제외하면, 65세 이상의 성인에게 가장 위협적인 사인은 심장병입니다. 심장이 잠시도 쉬지 않고 끊임없이 일한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이것은 참으로 흥미로운 통계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인간의 심장은 하루에 대략 10만 번 뛰는데, 1년이면 3,680만 번에 달합니다. 또한 하루 24시간 동안 대략 9,650킬로미터에 달하는 혈관으로 약 6 리 터의 혈액을 공급합니다. 심장은 우리가 누구로 어떤 삶을 사느냐에 지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공학 분야에서는 전체 프로젝트의 성공 여부가 한 요소에 달려 있을 때 그 요소를 '미션 크리티컬'(다운되면 큰 문제가 발생하는 서버 시스템)이라고 부릅니다. 우주항공 분야를 예로 들면, 화성 탐사 프로젝트에서 탐사선이 고장 나고 수리할 사람이 없는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 엔지니어들은 반드시 둘 중 한 가지를 수행 해야 합니다. 절대 고장 나지 않는 정교한 탐사선을 만들거나, 고장 날 경우 되돌릴 수 있는 백업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어떤 경우에는 두 가지를 모두 하기도 합니다.
인체의 모든 세포에 혈액을 공급하는 기적의 장기인 심장은 스스로 치유하면서 장기간 견딜 수 있는, 인체라는 장치의 '미션 크리티컬'인 셈입니다. 우리는 이 위대한 기관의 정지로 인해 사랑하는 사람을 잃을 때마다, 그 사람에게 진실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성찰해야 합니다. 인체에서 가장 먼저 발달하는 장기 중 하나로서 오랫동안 훌륭하게 제 몫을 해왔으며, 재생 활동이 필요 없을 만큼 견고한 세포로 이뤄진 장기가 어째서 고작 몇십 년 만에 동작을 멈춰버리는 것일까? 우리가 고려하지 않은 다른 요인이 있지 않고서야 도무지 말이 되지 않습니다.
현대 의학은 심장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원인을 콜레스테롤과 식습관에서부터 환경 독소와 스트레스에 이르기까지 생리적 요인과 생활양식에서 찾습니다. 순전히 화학적 측면에서만 본다면 이들 요인이 원인일 수도 있으나, 이런 설명만으로는 생리적 요인이 발생하는 이유조차 규명하지 못합니다. 도대체 '심부전'이란 정확히 무엇을 의미할까요? 심부전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생활양식이 고대의 영적 전통에서 우주와 소통하는 강력한 언어로 묘사한 보이지 않는 힘, 곧 인간의 감정과도 관련이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느끼는 감정들 가운데 인체의 가장 중요한 장기에 결정적인 손상을 입히는 감정이 있는 것은 아닐까요?
우리는 과학적으로도 ‘기적’이라 불릴 만한 존재입니다. 별과 같은 원소로 구성되어 있고, 우리 몸은 셀 수 없이 많은 세포로 끊임없이 자신을 치유하며 살아갑니다. 그 안에서 유독 뇌와 심장만은 재생이 거의 필요 없을 만큼 강하고 완전한 기관입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토록 튼튼하고 신비한 심장이 인간의 가장 흔한 사망 원인이 된다는 사실은 우리로 하여금 단순한 생리학적 설명 너머의 세계를 바라보게 만듭니다.
심장은 단순히 혈액을 펌프질하는 근육에 그치지 않습니다. 고대의 전통에서 심장은 늘 영혼이 머무는 자리고, 인간의 중심이자 생명의 근원으로 여겨졌습니다. 오늘날 의학은 심장병의 원인을 식습관이나 유전, 스트레스 등에서 찾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원인들의 뿌리를 따라가다 보면 결국 ‘보이지 않는 감정’이라는 신비로운 지점에 이르게 됩니다.
마음이 괴로우면 심장이 아프고, 깊은 상처는 가슴을 짓누릅니다. 사랑을 잃을 때, 수치와 분노에 사로잡힐 때, 억눌린 감정이 쌓일 때, 우리는 비로소 심장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됩니다. 고요히 뛰던 심장이 어느 날 이유 없이 무너지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단지 오랜 시간 침묵해온 ‘마음의 비명’이 몸을 통해 마지막 신호를 보낸 것일지도 모릅니다.
심장은 물질로만 구성된 펌프가 아니라, 생명 전체를 담아내는 정서의 그릇입니다. 사랑과 기쁨, 평안은 심장을 강하게 하고, 미움과 절망, 외로움은 심장을 천천히 무너뜨립니다. 우리의 감정은 단지 기분의 변화가 아니라 생명에 직결된 메시지이며, 그 메시지는 우리의 가장 깊은 존재와도 연결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몸과 마음이 따로 존재하는 존재가 아닙니다. 육체와 감정, 그리고 영혼이 한데 얽혀 있는 놀라운 조화체입니다. 그러므로 진정한 치유는 약이나 수술만으로는 완성될 수 없습니다. 자기 안의 마음을 돌보고, 감정을 정직하게 들여다보며, 사랑하고 용서하고 평안을 선택하는 삶이야말로, 심장을 살리고, 생명을 온전히 지켜내는 길입니다.
심장은 우리 안에 있는 가장 깊고 고요한 ‘소리’를 듣습니다. 그 소리가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우리는 기도하며, 묵상하며, 우리 자신에게 물어보아야 합니다. "지금, 내 마음은 어떤 소리를 내고 있는가?" "나는 무엇을 사랑하며, 무엇에 상처입고 있으며, 무엇을 용서하지 못하고 있는가?" "나는 지금, 내 심장을 살리는 삶을 살고 있는가?"
심장은 영혼의 북소리입니다. 그 북소리를 멈추게 할 수도, 다시 뛰게 할 수도 있는 것은 결국 우리 마음의 태도와 삶의 방향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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