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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

우리의 힘도 주님뿐

by HappyPeople IN JESUS 2025. 12. 28.

"나는 너를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낸 여호와 네 하나님이니 네 입을 크게 열라 내가 채우리라 하였으나. 내 백성이 내 소리를 듣지 아니하며 이스라엘이 나를 원하지 아니하였도다. 그러므로 내가 그의 마음을 완악한 대로 버려 두어 그의 임의대로 행하게 하였도다. 내 백성아 내 말을 들으라 이스라엘아 내 도를 따르라."(시편 81:10~13)

시편 81편은 읽는 순간부터 우리를 예배의 자리로 이끕니다. “
기쁨으로 노래하며, 나팔을 불라.” 이 시편은 단순한 개인의 기도가 아니라, 공동체 전체가 함께 부르는 절기 찬송입니다. 특별히 “야곱”, “요셉”이라는 이름과 “초하루와 보름과 명절에 나팔을 불라”(3절)는 표현은 이 시편이 북이스라엘과 깊이 연결되어 있으며, 초막절과 같은 절기적 맥락 속에서 불려졌음을 보여줍니다.

초막절은 광야의 기억을 기념하는 절기입니다. 집이 없던 시절, 저장된 식량도 없던 시절, 오직 하나님의 손에 의해 살았던 날들을 기억하는 절기입니다. 다시 말해 이 시편은
“우리는 누구의 힘으로 살아왔는가?”라는 질문을 공동체 앞에 던지는 노래입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역사 속의 북이스라엘은 이 시편이 노래하는 삶을 살지 못했습니다. 하나님을 찬양하는 노래는 불렀지만, 그분의 말씀에는 귀를 닫았습니다. 절기는 지켰지만, 언약은 가볍게 여겼습니다. 결국 북이스라엘은 남유다보다 먼저 멸망하고 맙니다. 이것은 단순한 정치적 실패가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을 듣지 않으려 했던 영적 선택의 결과였습니다.

그럼에도 시편 81편은 정죄로 끝나지 않습니다. 오히려 하나님의 마음이 절절하게 드러납니다.
“내 백성이 내 소리를 듣지 아니하며 이스라엘이 내게 순종하지 아니하였도다.”(11절) 이 말씀은 분노의 선언이 아니라, 부르짖는 탄식에 가깝습니다. 하나님은 처음부터 심판을 원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분의 계획은 멸망이 아니라 구원이었고, 징계가 아니라 복이었습니다. 광야에서 시작된 구원의 경험을, 가나안 땅에서도 계속 이어가기를 원하셨습니다.

입을 크게 벌리라, 내가 채우리라.” 이 말씀은 인간의 능력을 요구하는 명령이 아닙니다. 오히려 의존하라는 초대입니다. 스스로 채우려 애쓰지 말고, 스스로 강해지려 발버둥치지 말고, 하나님을 향해 입을 열라는 것입니다. 믿음이란 결국, 무엇을 할 수 있느냐가 아니라 누구를 신뢰하느냐의 문제입니다.

만일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그 길을 따랐다면, 하나님은 친히 그들의 원수를 누르셨을 것입니다. 그들의 힘이 되어 주셨을 것입니다. 그들은 자신의 능력을 자랑하는 민족이 아니라, 하나님을 기뻐하는 백성으로 살았을 것입니다. 이 지점에서 이 시편은 오늘을 사는 우리를 향해 조용히 질문합니다.

우리는 정말 “
우리의 힘도 주님뿐”이라고 고백하며 살고 있는가? 입술로는 고백하지만, 삶에서는 다른 힘을 의지하고 있지는 않은가, 하나님을 찬양하면서도, 실제 선택의 순간에는 돈과 안정, 경험과 계산을 더 신뢰하고 있지는 않은가, 기도는 하지만, 결국 마지막 결론은 늘 내 생각, 내 방식으로 내리고 있지는 않은가.

시편 81편은 우리에게 신앙은 노래로만 증명되지 않고, 순종으로 드러난다고 말합니다. 예배는 절기로 끝나지 않고, 삶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말합니다. 하나님은 지금도 말씀하십니다. “
내 백성아, 내 말을 들으라.” 그 음성에 귀 기울일 때, 우리는 다시 광야의 하나님을 만납니다. 부족함 속에서도 채우시던 하나님, 연약함 속에서도 힘이 되시던 하나님을 다시 경험하게 됩니다.

결국 신앙이란 이것입니다. 우리의 신도, 우리의 힘도, 우리의 미래도 오직 주님뿐임을 인정하며 사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하나님을 기뻐하며, 그분의 길을 신뢰하며 오늘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과연 우리는 그렇게 선포하며, 그렇게 찬양하며 살고 있는가, 시편 81편은 오늘도 그 질문을 우리 앞에 조용히 놓아 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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