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수께서 나아와 일러 가라사대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 내게 주셨으니,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족속으로 제자를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 볼찌어다 내가 세상 끝 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 하시니라." (마태복음 28:18~20)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 하시니라"(사도행전 1:8)
예수님께서 부활 후 제자들에게 남기신 마지막 명령은 단순한 ‘지상 과제’가 아니라 ‘하늘 명령’이었습니다. “너희는 가서 제자를 삼으라.” 그런데 그 명령의 중심은 사실 ‘가라’가 아니라 ‘내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에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시작하신 그 복음 사역을 이제는 성령께서 계속하고 계십니다.
복음서와 사도행전을 찬찬히 따라가다 보면, 예수님께서 복음을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전하셨는지를 확인하게 됩니다. 예루살렘에서 시작하여 유대, 사마리아, 그리고 이방인에게 전하셨습니다. 이는 사도행전 1장 8절에서 성령이 임하신 후 제자들에게 약속하신 그대로입니다. 그런데 그 일이 일어나는 방식이 놀랍습니다. 제자들은 자의로 흩어진 것이 아니라, 박해로 인해 밀려났습니다. 스데반의 죽음 이후 교회는 해산되고, 빌립은 사마리아로, 그리고 에디오피아 내시를 만나러 남쪽으로 가게 됩니다.
그런데 이 길을 누가 인도하고 계십니까? 성령 하나님이십니다. 예수께서 이 땅에서 복음을 들고 가신 그 길을, 이제는 예수의 영이신 성령께서 직접 따라가고 계신 것입니다. 전도란 우리가 하나님을 찾아가는 여정이 아니라, 하나님이 우리를 찾아오시는 사건입니다.
우리는 에스겔의 환상 속 마른 뼈들을 기억합니다. 먼지가 풀풀 나는 죽음의 골짜기에서 생명이 일어나는 장면에서 하나님은 에스겔에게 말씀하십니다. “이 뼈들이 능히 살겠느냐?”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은 오직 하나입니다. “주께서 아시나이다.” 생명은 하나님의 몫입니다. 전략으로도, 설득으로도, 감정 호소로도 안 됩니다. 마른 뼈는 아무리 물에 불려도 살아나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바울은 고백합니다. “나는 십자가 외에는 아무것도 알지 않기로 작정했다.” 그는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복음을 전했지만, 그의 설교는 성령의 능력 가운데 행해졌습니다. 하나님께서 전도의 미련한 것으로 믿는 자들을 구원하시기를 기뻐하신 것입니다.
이 복음이 우리에게 어떻게 전해졌는지를 생각해 보십시오. 팔레스타인의 한 작은 도시, 갈릴리 나사렛의 목수의 아들 예수가 우리의 죄를 지고 십자가에서 죽으셨다는 복음. 이것이 어떻게 오늘 우리의 가슴을 흔들고, 삶을 바꾸고, 영원을 약속합니까? 말도 안 되는 이 이야기가 우리 안에서 생명이 된 이유는 단 하나, 성령께서 오셨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선교와 전도는 우리가 “무엇을 하는가”의 문제가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어떻게 일하시는가”를 보는 믿음의 여정입니다. 우리가 복음을 전하는 자리가 곧 하나님의 살아계신 역사의 무대가 됩니다. 우리가 하는 일은 그저 “증인”이 되는 것뿐입니다.
복음의 능력은 우리에게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자랑할 것이 없습니다. 우리가 자랑할 것이 있다면 오직 하나님뿐입니다. 하나님의 영광을 자신이 한 일처럼 떠벌리는 전도왕, 선교왕이 아니라, “나는 무익한 종이라 마땅히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라고 고백하는 종이 되어야 합니다.
그분이 하십니다. 우리는 따를 뿐입니다. 그 길이 때론 눈물겹고 험하더라도, 무릎으로 기어서라도 복음을 전하고 싶은 마음, 그것이 성도의 마음입니다. 복음을 전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마음, 그것이 거듭난 자의 증거입니다.
탁월한 언변이나, 전략적 지혜로 인해 누군가가 구원을 받는다면, 우리는 자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것을 원하지 않으십니다. 하나님은 복음을 전하는 일을 통해 아무 육체도 자랑하지 못하게 하려 하신다고 하셨습니다(고전 1:29). 구원의 모든 공로와 영광이 오직 하나님께만 속해 있음을 선포하기 위해, 하나님은 오히려 세상에서 미련하고 약하고 천하고 멸시받는 자들을 들어 쓰십니다.
바울은 말했습니다. "나는 예수 그리스도, 곧 십자가에 달리신 그 분 외에는 아무것도 알지 않기로 작정했다"(고전 2:2). 이것이 전도의 핵심입니다. 예수 그리스도, 그리고 그 분의 십자가가 전부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선교에 있어서 이렇게 말해야 합니다.
우리가 전도하는 것이 아니라, 성령께서 하십니다. 우리가 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가시는 길에 동참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무엇을 이루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시는 것입니다. 우리가 자랑할 것이 아니라, 우리는 그저 증인일 뿐입니다.
이런 마음을 품고 나아가는 것이 참된 선교요, 참된 그리스도인의 삶입니다. 주께서 오늘도 우리를 통해 가고 계십니다. 우리는 단지 그 길을 따라가는 자들입니다. “주여, 내가 여기 있나이다. 나를 보내소서.” 그러나 보내셔서 일하시는 분은 주님이십니다. 하나님의 복음은, 하나님의 능력으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나님의 방법으로 이루어집니다. 이것이 우리가 선교에 임하는 가장 복된 기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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