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밤이 가장 깊을 때, 동이 틉니다. 1878년의 어느 늦가을 밤이었습니다. 열두 살 소년 헨리 포드는 어머니의 신음 소리에 잠을 깨었습니다. 병세가 심상치 않았습니다. 마을에서 유일한 의사는 수십 리나 떨어진 곳에 살고 있었습니다. 소년은 겁에 질린 채 마구간으로 뛰어가 말 등에 올라탔습니다. 어둠을 뚫고 달리고 또 달렸습니다. 땀과 눈물이 뒤섞인 얼굴로 의사의 문을 두드렸고, 사정을 설명하며 애원했습니다. 의사는 소년의 간절함에 마음이 움직여 함께 말을 달렸습니다.
그러나 집 앞에 도착했을 때, 어머니의 방에서는 이미 촛불 하나가 꺼져 있었습니다. "조금만 더 빨랐더라면 ······." 소년은 방 한켠에 쪼그려 앉아 자신을 탓했습니다. 그 죄책감은 며칠이 가고 몇 달이 가도 가시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그 고통이 사라지기는커녕, 오히려 그 속에서 작은 불꽃 하나가 피어오르기 시작한 것입니다. '말보다 더 빠른 것이 있었다면, 어머니는 살 수 있었을까.'
그 물음은 그를 괴롭히는 동시에, 그를 살아 움직이게 했습니다. 훗날 헨리 포드는 자신이 자동차를 만든 것은 단순한 기술적 호기심이 아니었다고, 어머니를 잃은 그 밤의 절망이 자신을 30년 이상 앞으로 밀어붙인 힘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꿈은 행복한 날 오후의 느긋한 공상이 아닙니다. 절망이 사람을 완전히 무너뜨리기 직전, 그 균열 사이로 비집고 들어오는 것이 꿈입니다.
쿠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습니까? 수십 년에 걸친 미국의 경제봉쇄로 쿠바에는 의약품이 없었습니다. 비료가 없었습니다. 먹을 것이 없었습니다. 그 극한의 결핍 앞에서 쿠바 사람들은 처음에는 무릎을 꿇었습니다. 그러나 무릎을 꿇고 땅바닥을 들여다보다가, 그들은 그 땅에서 무언가를 발견했습니다. 풀이었습니다. 뿌리였습니다. 오랫동안 외면해 온 자연이었습니다.
오늘날 쿠바는 생약과 유기농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나라가 되었습니다.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길이 세계가 주목하는 길이 된 것입니다. 결핍이 창조를 낳은 역설이었습니다. 없음이 있음을 만들어 낸 기적이었습니다.
다 잃어본 사람만이 줄 수 있는 것이 있습니다. 밥을 굶어본 사람은 배고픈 아이 앞에서 말이 적습니다. 긴 설명 없이 그냥 밥상을 차립니다. 굶주림이 무엇인지 뼛속으로 알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절망을 깊이 겪어본 사람만이 절망 속에 있는 타인에게 진심으로 다가갈 수 있습니다. 위로의 말이 가볍지 않고, 희망의 말이 공허하지 않습니다. 자신이 그 바닥을 직접 짚어보았기 때문입니다.
고은 선생의 시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못 본 그 꽃."
올라갈 때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내려갈 때 비로소 눈에 들어옵니다. 절망의 계곡에는 그런 꽃들이 있습니다. 서두르며 위만 보고 달려갈 때는 절대 발견할 수 없는 것들이, 무릎이 꺾이고 고개가 숙여질 때 비로소 보이기 시작합니다.
우리도 그 계곡을 지나온 사람입니다. 젊은 시절, 한동안 앞이 보이지 않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몰랐고, 내가 가는 길이 맞는지도 알 수 없었습니다. 그 시간이 없었다면, 지금의 우리는 없었을 것입니다. 설령 지금과 똑같이 말을 한다 해도, 그 말은 달랐을 것입니다. 표면을 스치며 사라지는 말, 사람의 마음 겉을 맴돌다 떠나는 말이 되었을 것입니다.
절망을 통과했기에, 말이 사람의 속으로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절망은 끝이 아닙니다. 절망은, 아직 발견되지 않은 희망이 잠들어 있는 땅입니다. 헨리 포드의 그 어두운 밤, 쿠바의 텅 빈 약장, 고개를 숙이며 내려가던 길, 그 모든 내려감의 끝에, 꽃이 있었습니다.
당신이 지금 절망의 계곡 안에 있다면, 눈을 들어 사방을 둘러보십시오. 아직 이름도 모르는 꽃 하나가, 당신의 발 옆에서 피어나고 있을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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