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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 성경 말씀

지금, 그리고 여기서 시작하는 지혜

by HappyPeople IN JESUS 2025. 8. 13.

"지혜는 명철한 자 앞에 있거늘 미련한 자는 눈을 땅끝에 두느니라."(잠언 17:24)

성경은 지혜로운 사람과 미련한 사람의 차이를 아주 간단하게 설명합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눈앞에 있는 것을 보지만, 미련한 사람은 시선을 멀리, 땅끝에 둔다고 합니다. 얼핏 보면, 먼 곳을 바라보는 것이 더 넓은 시야를 가진 것 같지만, 성경은 그것을 ‘
미련함’이라 말합니다. 왜 그럴까요?

영국 빅토리아 시대에 있었던 한 일화가 그 이유를 잘 보여줍니다. 한 귀부인이 한겨울에 마부와 함께 연극을 보러 갔습니다. 연극이 진행되는 두 시간 동안, 마부는 추운 바깥에서 덜덜 떨며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연극이 끝나고 마차에 올라탄 귀부인은 감동 어린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
방금 본 연극이 고아들에 관한 내용이었는데, 너무 마음이 아파서 그들을 돕고 싶어졌어요." 마부는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고아들을 돕는 것도 좋지만, 지금 눈앞에서 추위에 떨고 있는 마부부터 좀 챙겨주시면 안 될까요?”

이 장면이 어쩌면 우리 모습일 수 있습니다. 아프리카 선교지에 교회를 세우자는 제안에는 많은 사람이 헌금을 합니다. 물론 귀한 일이고, 반드시 필요한 사역입니다. 하지만 정작 내 곁에 있는 우리 교회가 힘겹게 버티고 있거나, 함께 예배드리는 이웃 성도가 어려움에 처해 있는데도 눈길 한 번 주지 않는다면, 그것은 지혜로운 태도가 아닙니다.

매년 시간을 내어 단기선교를 가는 것은 귀한 헌신입니다. 그러나 ‘
우리 교회 대청소’ 같은 작은 봉사에는 참여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시선이 땅끝에만 머물러 있고, 발은 여기 현실을 딛지 못한 모습입니다.

지혜란, 먼 곳을 등한시하라는 말이 아닙니다. ‘
먼 곳’도 귀하고 해야 할 일이지만, ‘먼 곳’보다 더 먼저 ‘바로 지금, 바로 여기’를 살피는 것이 지혜입니다. 내 곁에 있는 가족, 함께 신앙생활하는 지체, 이웃의 필요를 보는 눈이 없는 사람은 아무리 멀리 복음을 전해도, 정작 자기 발밑에서 쓰러져 가는 사람을 놓치게 됩니다.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
사람의 일생 가운데 가장 중요한 때는 바로 지금이고, 가장 중요한 사람은 지금 만나는 사람이며, 가장 중요한 일은 지금 하고 있는 일이다.

그렇습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
언젠가’나 ‘어딘가’가 아니라, 지금, 그리고 여기서 충실하기를 원하십니다. 내 삶의 자리에서, 오늘 나에게 맡겨진 사람과 일에 마음을 다하는 것이야말로 참된 지혜입니다. 멀리 땅끝을 바라보며 마음을 빼앗기기 전에, 바로 옆에 있는 사람의 손을 잡아주고, 내가 속한 교회를 세워가는 일에 먼저 마음을 쏟는 것, 그것이 하나님 앞에서 지혜롭게 사는 삶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