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음챙김 명상의 선구자인 존 카밧 진은 우리에게 삶을 “여행”으로 바라보라고 권합니다. 그는 묻습니다. 당신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무엇을 추구하고 있는가? 지금 여행의 어느 지점에 서 있는가? 그리고 만약 당신의 삶이 한 권의 책이라면, 지금 머물고 있는 이 장의 제목을 무엇이라 붙이겠는가.
이 질문들은 단순한 철학적 사유가 아닙니다. 너무 바쁘게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우리가 거의 멈추어 서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꼭 필요한 질문들입니다. 우리는 종종 목적지에만 집착합니다. 더 나아가야 한다고, 뒤처지면 안 된다고 스스로를 몰아세웁니다. 하지만 그렇게 서두르다 보면 정작 지금 내가 어디에 서 있는지, 이 길이 정말 나의 길인지를 묻지 않게 됩니다.
카밧 진은 이 여행은 다른 누구도 아닌 당신 자신의 여행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므로 길 또한 당신 자신의 길이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다른 사람의 속도, 다른 사람의 성공 이야기, 다른 사람의 삶의 지도를 따라가면서 자신에게 진실할 수는 없습니다. 흉내 낸 여행은 결국 길을 잃게 만듭니다. 잠시 비슷해 보일 수는 있지만, 마음은 점점 공허해집니다.
성경 말씀을 읽는다는 행위는 그래서 특별합니다. 말씀은 우리를 바깥으로 몰아가지 않습니다. 오히려 안쪽으로, 더 깊은 나 자신에게로 돌아오게 합니다. 말씀을 읽을 때 우리는 세상을 다시 경이롭게 바라보게 됩니다. 당연하다고 여겼던 감정들, 이름 붙이지 못했던 마음의 결, 말로 설명되지 않던 슬픔과 기쁨이 조용히 모습을 드러냅니다.
말씀은 우리에게 여러 색의 감정을 허락합니다. 기쁨만도 아니고, 슬픔만도 아닌 복합적인 감정들, 설명할 수 없지만 분명히 느껴지는 것들, 그런 의미에서 성경 말씀은 마음챙김의 소중한 도구입니다. 판단하지 않고, 서두르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바라보게 만듭니다.
마음챙김이란, 지금 여기에 머무는 용기입니다. ‘마음챙김’은 거창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그저 지금 이 순간에 존재하는 것입니다. 아주 미약한 숨소리일 뿐인 자신의 호흡에 귀 기울이는 것, 주변에 있는 사소한 것들인 빛, 소리, 온기, 침묵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입니다. 무엇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무엇이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온전히 나 자신으로 존재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늘 무엇인가를 성취해야만 의미 있는 사람이라고 배워왔습니다.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해 현재의 나는 끊임없이 수정되어야 한다고 믿어왔습니다. 하지만 마음챙김은 말합니다. 지금의 당신도 이미 존재로서 충분합니다. 고쳐야 할 대상이 아니라, 알아차려야 할 존재라고 말입니다.
중심으로 돌아가는 것은 도피가 아닙니다. 삶은 언제든 흔들릴 수 있습니다. 두려움, 고통, 질병, 죽음, 전쟁, 자연재해 같은 현실은 우리의 일상을 단숨에 무너뜨립니다. 그 앞에서 마음의 중심으로 돌아가려는 시도는 종종 오해를 받습니다. 현실을 외면하는 것, 도망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도피가 아닙니다. 오히려 가장 깊이 현실을 마주하는 태도입니다. 흔들리는 바깥이 아니라, 흔들림을 견디는 내면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그 자리에서 우리는 다시 숨을 쉽니다. 다시 바라봅니다. 다시 선택할 힘을 얻습니다. 그것이 영성인 것입니다.
영성은 현실을 떠나는 것이 아니라, 현실 속에서 중심을 잃지 않는 힘입니다. 오늘의 삶을 여행으로, 모험으로 바라볼 수 있는 용기입니다. 지금 머물고 있는 이 장에 정직한 제목을 붙일 수 있는 용기입니다. 그리고 이 길이 나만의 길임을 받아들이는 겸손한 확신입니다.
오늘, 잠시 멈추어 서서 스스로에게 물어보십시오. 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이 장의 제목은 무엇인가? 그 질문 앞에 머무는 것, 바로 거기서 묵상은 시작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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