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사람이 현자에게 물었습니다. “당신은 어떻게 느끼며 살아가십니까?” 현자는 잠시 눈을 감았다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나는 아침에 눈을 뜨면, 오늘 저녁에 내가 죽을 수도 있다는 마음으로 하루를 맞이하오.”
그 말에 사람이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반문했습니다. “그건 모든 사람이 똑같이 처해 있는 상황 아닙니까? 누구든 오늘 저녁에 죽을 수도 있는 거니까요.” 그러자 현자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습니다. “그렇소. 하지만 그 사실을 진정으로 느끼며 사는 이가 과연 몇이나 되겠소?”
우리는 모두 죽음을 알고 삽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그 지식을 마음 깊은 곳에 밀어 넣고, 오늘은 당연히 내일로 이어질 것이라 믿으며 살아갑니다. 동이 트면 아침이 오고, 해가 중천에 떠오르면 한낮이 되고, 저녁이면 별빛이 내릴 것이라 여깁니다. 이 흐름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기에 하루의 삶은 어제와 크게 다르지 않고, 내일도 비슷할 것이라 여깁니다.
그러나 현자가 말한 것처럼, 오늘 저녁에 내가 죽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온전히 받아들이며 살아가는 사람은 드뭅니다. 대부분은 죽음을 추상적인 미래의 사건쯤으로 치부하고, 눈앞의 하루를 습관처럼 흘려보냅니다. 먹고, 일하고, 걷고, 피곤하면 잠드는 단조로운 반복 속에서 삶의 신비와 경이로움을 잊어버립니다.
하지만 오늘이 마지막 날일지도 모른다고 진정으로 느끼는 사람은 전혀 다르게 살아갑니다. 아침에 마시는 따뜻한 차 한 잔도, 평범하게 들려오는 새들의 지저귐도, 바람결에 흔들리는 나뭇잎 소리도 더 이상 사소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소중한 선물이자, 이 땅에서 마지막으로 누릴 수 있는 신비로운 경험이 됩니다.
이런 마음으로 산다면, 우리는 매 순간을 존재의 기쁨으로 채울 수 있습니다. 어제와 같아 보이는 하루 속에서도 하나님이 주시는 ‘처음의 은혜’와 ‘마지막의 선물’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삶이 더 이상 지루한 반복이 아니라, 오늘이라는 날 속에 담긴 하나님 나라의 향기를 맛보는 길이 되는 것입니다.
성경도 우리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너희가 내일 일을 알지 못하는도다. 너희 생명이 무엇이냐? 너희는 잠깐 보이다가 없어지는 안개니라”(야고보서 4:14).
우리의 인생은 안개처럼 덧없습니다. 그러나 바로 그 덧없음 때문에, 오늘의 순간은 더 귀하고 찬란합니다. 진정으로 느끼며 산다는 것은, 매일의 삶을 하나님의 선물로 받아 누리는 것입니다.
오늘 하루를 살아갈 때, 이렇게 고백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주님, 오늘이 저의 마지막 날일 수도 있음을 기억하게 하소서. 그리하여 매 순간을 진정으로 느끼며, 감사와 사랑으로 살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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