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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속으로

천국에 들어가는 길

by HappyPeople IN JESUS 2025. 6. 15.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이 왔느니라” (마태복음 4:17)

사람은 누구나 '
'을 찾아 헤맵니다. 인생의 길, 진리의 길, 그리고 결국은 천국에 이르는 길입니다. 그러나 그 길은 우리가 생각하는 곳에서 시작되지 않습니다. 마태복음 4장에서 예수님께서 복음을 선포하신 장소, 갈릴리는 우리가 상상하는 ‘영광의 무대’가 아닙니다. 오히려 역사와 신앙의 변방이며, 사람들의 편견 속에서는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질 수 없는 땅이었습니다. 그 갈릴리에서 예수님은 천국의 문을 여셨습니다.

예수님의 사역이 시작된 계기는 세례 요한의 투옥이었습니다. 메시아의 오실 길을 예비하던 요한이 정치적 이유로 제거되면서, 하나님 나라의 복음은 이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본격적으로 선포되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그 시작이 예루살렘이 아니라, 나사렛도 아닌, 바로 갈릴리의 가버나움이라는 점은 매우 상징적입니다.

가버나움은 납달리와 스불론 경계에 위치한 도시이며, ‘
이방의 갈릴리’라 불릴 정도로 혼혈 민족과 이방 종교가 혼재한 지역이었습니다. 이사야는 이미 오래전, 이 땅이 '흑암에 앉은 백성'이 사는 곳이라고 예언했습니다. 마태는 예수님의 이 가버나움 행보가 바로 그 예언을 성취한 것임을 밝힙니다. "흑암에 앉은 백성이 큰 빛을 보았고 사망의 땅과 그늘에 앉은 자들에게 빛이 비치었도다."(사9:1~2; 마4:16)

예수님은 하나님의 구원 역사를 종교적 중심이 아닌, 종교적 주변에서 시작하셨습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인간이 만든 위계와 경계를 부수시고, 가장 낮은 자들에게 먼저 천국을 여시는 방식입니다. 갈릴리는 그 자체로
‘자격 없음’‘이방성’의 상징이었지만, 바로 그곳에서 천국이 선포된 것입니다.

예수님의 첫 메시지는 단순하면서도 강력했습니다.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이 왔느니라.” 천국은 멀리 있는 이상향이 아니라, 바로 이 땅에 임한 하나님의 통치이며, 그 통치에 참여하려면 회개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회개란 단순한 후회가 아닙니다. 그것은 방향 전환입니다. 내가 주인이었던 삶에서 하나님을 주인으로 모시는 삶으로의 전환입니다. 내가 만들던 천국이 아니라, 하나님이 이루시는 천국으로의 복귀입니다.

예수님은 천국이
'가까이 왔다'고 하셨습니다. 이는 단순한 시간 개념을 넘어서, 하나님의 나라가 이제 현실 속에 임했다는 선언입니다. 즉, 갈릴리의 땅, 혼합된 문화와 종교의 경계 속에서도 하나님의 통치가 임할 수 있다는 것은 인간의 조건과 환경, 배경을 넘어서 일방적으로 다가오는 하나님의 은혜를 말해줍니다.

하나님의 길은 언제나 사람의 예상을 벗어납니다. 사람들은 천국의 길을 성전과 율법, 고결한 혈통 속에서 찾으려 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스불론과 납달리, '
가불'이라 불리던 그 땅에서 길을 여셨습니다. 솔로몬조차 두로 왕 히람에게 대가로 내어주었던 황무지 같은 땅, 그것이 바로 복음이 선포되는 시작점이 된 것입니다.

예수님의 이 선택은 오늘 우리에게도 깊은 도전을 줍니다. 우리는 종종 하나님의 나라를 세상의 성공이나 신앙의 완성도에서 찾으려 하지만, 하나님은 우리의 깨어진 자리, 가장 약한 곳, 가장 어두운 시간 속에서 천국의 문을 여십니다. 우리가 외면하고 도망치려는 갈릴리, 그 자리에서 주님은 “
회개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우리는 지금 어디에 앉아 있습니까? 빛이 없는 어둠의 그늘 속에 있는가요? 갈릴리처럼 복잡하고 부정적인 역사 속에 자신을 묶어두고 있는가요? 혹은 자격 없는 존재로 자신을 느끼며, 하나님의 부르심에서 한 발짝 물러서고 있는가요?

그러나 주님은 말씀하십니다.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이 왔느니라.” 그 말씀은 과거의 상처와 정체성, 실패와 배경을 초월하는 은혜의 선언입니다. 하나님은 지금도 우리 각자의 갈릴리에서 천국의 일을 시작하십니다.

천국의 길은 회개로 열립니다. 낮아지고, 꺾이고, 엎드려야 보입니다. 천국은 자격 있는 자의 소유가 아니라, 하나님 앞에서 가난한 마음으로 엎드리는 자의 것입니다. 그러므로 주님이 이끄시는 갈릴리로 나아가십시오. 그곳에서 빛은 어둠을 뚫고 반드시 비춥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