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자들이 예수께 나아와 이르되 어찌하여 그들에게 비유로 말씀하시나이까. 대답하여 이르시되 천국의 비밀을 아는 것이 너희에게는 허락되었으나 그들에게는 아니되었나니. 무릇 있는 자는 받아 넉넉하게 되되 없는 자는 그 있는 것도 빼앗기리라."(마태복음 13:10~12)
예수님은 왜 비유로 말씀하셨을까요? 그 이유는 명백합니다. ‘천국의 비밀’이 모든 사람에게 열려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그 비밀은 감추어진 채,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자들, 즉 택한 자들에게만 열리는 진리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비밀’(μυστήριον, 무스테리온)이라는 단어를 의도적으로 사용하셨습니다. 고대 밀교에서처럼, 안에 들어간 자만 이해할 수 있는 진리를 말씀하신 것입니다.
이 비밀은 단순한 정보가 아닙니다. 예수 그리스도 자신이며, 그분의 십자가를 통하지 않고는 결코 알 수 없고, 들어갈 수 없는 하나님 나라의 실체입니다. 이 비밀을 안다는 것은 예수만 의지하며 사는 삶, 다시 말해 자아와 세상의 욕망을 죽이고 그리스도의 의만을 덧입는 삶을 말합니다.
오늘날 교회가 천국의 비밀을 알고 있을까요? 비극은 여기에 있습니다. 오늘날 많은 교회와 목회자들이 이 천국의 비밀을 모릅니다. 더 심각한 것은, 모르면서도 안다고 착각하고, 자신의 세상적 지식과 상식으로 하나님 나라를 정의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어떤 목회자는 "뭐니 뭐니 해도 머니가 최고다"라고 말하며 웃습니다. 어떤 이들은 고난에 대해 “참고 견디면 하나님이 반드시 이 땅에서 보상해주신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성경은 그렇게 말하지 않습니다. 대다수 성도는 이 세상에서 ‘되고 싶은 나’가 되지 못한 채 죽습니다. 그렇다면 그들의 신앙은 실패한 것일까요?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예수님은 이 땅에서 높아지고 성공하는 길이 아닌, 자기를 부인하고 날마다 자기 십자가를 지는 길, 곧 자아가 죽는 길로 부르십니다.
주님은 말씀하십니다. “있는 자는 더 받아 넉넉하게 되되, 없는 자는 그 있는 것도 빼앗기리라.” 이 ‘없는 자’는 단순히 가난한 자가 아니라, 자기 안에 진리가 있다고 착각하는 자입니다. 누가복음 8장 18절은 이들을 “없는 줄 알면서도 있는 줄 아는 자”라고 표현합니다. 이런 자들은 결국 가짜요, 가라지입니다. 자신이 믿는다고 하지만, 실상 예수를 의지하지 않으며, 복음을 아는 척하지만 실제로는 세상적 기준으로 하나님을 섬깁니다. 그런 자들은 결국 복음에서 쫓겨납니다. 심지어 그들이 목사일지라도, 신학 박사일지라도 말입니다.
그렇다면 왜 그들은 복음을 알지 못하는 것일까요? 복음을 모르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그 복음이 자존심을 꺾기 때문입니다. 복음은 말합니다. “너는 아무것도 아니야. 예수를 의지하지 않으면 죽는다.” 이 말을 진심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자는 어린아이와 같은 자, 아버지께 절대 의존하는 자뿐입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인간은 그렇게 살기 싫어합니다. 예수 믿으면 잘되고, 성공하고, 병 낫고, 부자 된다면 믿겠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복음은 예수는 십자가에서 죽으셨고, 너도 죽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천국의 비밀은 예수 그리스도 그분 자체입니다. 예수님은 그 비밀입니다. 그분의 십자가가 생명나무이며, 하나님께서 그룹과 화염검으로 감추어 두셨던 길입니다. 그러나 그 길이 십자가의 휘장 찢어짐으로 열렸습니다. 믿음으로 그 휘장이 열렸음을 고백하는 자들만 그 생명나무에 나아갈 수 있습니다. 결국 예수를 의지하지 않으면 다 죽습니다. 이것이 천국의 비밀이며, 복음의 본질입니다.
예수만 붙드십시오. 이 시대 수많은 설교가 “성공의 방법”을 가르칩니다.“참고 견디면 복 받는다”는 식의 왜곡된 위로가 교회 안을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그러나 복음은 그렇게 말하지 않습니다. 복음은, 하나님이 원하시면 지금이라도 우리를 지옥에 보내셔도 우리는 마땅한 자들이라는 것을 고백하는 데서 시작됩니다. 그 고백 위에 서 있는 자만, 진정 예수의 십자가를 의지하며 살아가는 자만, 천국의 비밀을 아는 자입니다.“예수만 붙드십시오.” 그 외에 다른 위로는 없습니다. 그 외에 다른 구원도 없습니다.
천국의 비밀, 곧 하나님 나라의 진리는 아무에게나 열리지 않습니다. 사람의 지식으로는 알 수 없고, 인간의 노력으로는 깨달을 수 없습니다. 이 비밀은 오직 하나님께서 택하신 자, 곧 자기를 부인하고 어린아이 같이 예수 그리스도께 절대의존하는 자에게만 열립니다. 우리는 겉으로 교회를 다니고, 설교를 듣고, 심지어 말씀을 전한다 하여도, 복음의 ‘ㅂ’ 자도 모르고 살아갈 수 있습니다. 진짜 하나님 나라가 무엇인지, 진짜 예수가 누구이신지를 모른 채, 자기 욕망을 성취하기 위한 수단으로 예수를 소비하며 ‘기독교’를 소비하며 살아갈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없는 자는 그 있는 줄로 아는 것까지 빼앗기리라”고 하셨습니다. 겉으로는 ‘있는 자’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아무것도 없는 가짜입니다. 알지 못하면서 아는 척하는 신앙, 복음을 이해하지 못하면서 위로한다고 위장된 거짓말들로 사람들을 속이는 신앙 지도자들, 이 모두가 실은 그 비밀에서 제외된 자들입니다.
하나님은 자기 백성에게는 반드시 고난을 허락하십니다. 왜냐하면 이 고난을 통해 우리를 무너뜨리시고, 옛 자아를 죽이시고, 예수만을 바라보는 자리로 끌고 가시기 때문입니다. 복음은 “당신도 잘 될 수 있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복음은 “당신은 죽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오직 예수의 십자가의 피로만 산다고 외칩니다.
혹시 당신의 신앙이 위로와 성취의 도구로 전락해 있지는 않습니까? 기도는 문제 해결의 주문이 아니라, 하나님을 경외하고 내 자신을 낮추는 자리입니다. 신앙은 세상의 복을 구하는 도구가 아니라, 이 세상에서 미움 받고 거절당해도 예수를 따르기 위해 내 삶을 드리는 것입니다.
이 세대는 예수님을 죽인 바리새인들보다 더 교묘하게 포장된 위선을 품고 있습니다. 그리고 수많은 교회 지도자들이 거기에 빠져 있습니다. 문제는, 그걸 우리가 구별하지도 못한다는 것입니다. 그만큼 하나님 나라의 비밀은 감추어진 것입니다. 하지만 복음은 여전히 선포되고 있습니다. “예수 없이는 너희는 다 죽는다.” “예수만 붙들면 너는 산다.”
이 진리 하나를 마음에 깊이 새기십시오.
여러분이 어떤 상황에 있든지, 어떤 실패 속에 있든지, 예수만 바라보십시오. 예수님이 당신을 붙드실 것입니다. 천국은 오직 그분의 손을 붙잡고 가는 자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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