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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치열함과 여유 사이에서

by HappyPeople IN JESUS 2026. 2. 15.

"너무 팽팽한 현은 끊어지고, 너무 느슨한 현은 소리를 내지 못한다."

아침마다 책상 앞에 앉아 책을 펼치는 사람이 있습니다. 밤늦도록 연필을 쥐고 문제를 풀거나, 어려운 문장과 씨름하며 스스로를 다그치는 사람입니다. 우리는 그런 모습을 보며 '저 사람은 참 열심히 산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문득 이런 질문을 던져봅니다. 그 사람의 얼굴에는 웃음이 있을까요? 그의 곁에 있는 사람들은 편안할까요?

자신을 갈고닦으려는 마음은 참으로 귀한 것입니다.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 '오늘보다 내일 조금 더 성장하고 싶다'는 마음은 우리 삶을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입니다. 마치 대장간에서 쇠를 두들기듯, 스스로를 단련하는 과정 없이는 단단한 사람이 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함정이 있습니다. 그 불꽃이 너무 뜨거우면 어떻게 될까요? 쇠를 단련하던 불이 지나치면 쇠가 녹아내리듯, 오로지 자기 수련에만 몰두하다 보면 삶이 메말라갑니다. 친구와의 담소는 시간 낭비처럼 느껴지고, 창밖의 노을도 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심지어 자신에게조차 가혹해져서, 작은 실수에도 자책하고, 조금의 여유도 용납하지 못하게 됩니다.

이런 모습을 글에서는 '가을의 찬바람'에 비유했습니다. 가을바람을 생각해보세요. 서늘하고 매섭게 불어오는 바람은 나뭇잎을 떨어뜨리고 풀잎을 시들게 만듭니다. 아무리 좋은 의도로 시작한 노력이라도, 그것이 경직되고 차가워지면 주변의 생기를 앗아갑니다. 함께 공부하는 동료에게 "그것도 모르냐"는 식으로 대하거나, 가족에게 "지금은 바빠"라며 문을 닫아버리는 순간, 우리는 가을바람이 되어버립니다.

반대로 봄바람을 떠올려봅시다. 봄바람은 부드럽고 따뜻합니다. 얼어붙었던 땅을 녹이고, 움츠렸던 새싹을 깨웁니다. 같은 바람이지만, 봄바람은 생명을 살리고 기운을 북돋웁니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하되, 그 과정에서 여유를 잃지 않는 사람, 자신의 성장만큼이나 타인의 성장도 응원할 줄 아는 사람, 그런 사람 곁에서는 사람들이 움츠러들지 않고 오히려 활짝 핍니다.

소박한 즐거움을 누릴 줄 아는 것, 이것이 바로 봄바람의 비결입니다. 공부하다가 잠깐 일어나 커피를 내리는 시간, 그 향기를 음미하는 여유, 어려운 문제를 풀다가 문득 창밖을 보며 '오늘 날씨 참 좋네' 하고 미소 짓는 순간, 동료가 좋은 결과를 얻었을 때 진심으로 축하해주는 따뜻함, 이런 것들이 사치일까요?

아닙니다. 이것이야말로 우리를 지속가능하게 만드는 연료입니다. 마라톤 선수를 생각해보세요. 42.195km를 오로지 이를 악물고 달리기만 한다면, 중간에 쓰러지고 말 것입니다. 급수대에서 물을 마시고, 때로는 페이스를 조절하고, 주변 응원에 손을 흔들 줄도 알아야 완주할 수 있습니다. 인생이라는 긴 여정도 마찬가지입니다.

가장 아름다운 모습은 이것입니다. 치열하게 노력하면서도 여전히 웃을 줄 아는 사람, 고요히 앉아 책을 읽으면서도 내면의 생기를 잃지 않는 사람, 밤늦게까지 논문을 쓰면서도, 책상 한켠에 놓인 가족사진을 보며 미소 짓는 교수님, 시험 준비로 바쁜 와중에도 친구의 고민을 들어줄 시간을 내는 학생, 새로운 기술을 배우느라 힘들어하면서도, 동료에게 "우리 점심 맛있는 거 먹으러 가요"라고 제안하는 직장인, 이런 사람들이 진정으로 배우는 사람입니다.

결국 삶은 균형의 예술입니다. 한쪽으로만 기울면 넘어지고 맙니다. 치열함만 있고 여유가 없으면 타버립니다. 여유만 있고 긴장이 없으면 늘어집니다. 두 가지가 함께 있어야 합니다. 마치 호흡처럼, 들이쉬고 내쉬는 것이 반복되어야 하듯, 집중과 이완, 노력과 휴식, 자기 수련과 타인과의 교감이 조화를 이루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우리가 목표로 해야 할 모습입니다. 단순히 많이 아는 사람이 아니라, 배움을 통해 더 따뜻해지는 사람, 성장하면서도 겸손하고, 성취하면서도 감사할 줄 아는 사람, 자신의 빛이 타인에게도 온기가 되는 사람 말입니다.

오늘, 당신은 어떤 바람인가요? 당신 곁의 사람들은 움츠러들고 있나요, 아니면 활짝 피어나고 있나요? 우리 모두, 치열하되 따뜻하고, 진지하되 즐거운 그런 삶을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것이 진정한 배움의 길이고, 성숙한 삶의 모습일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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