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의 영혼은 여호와의 등불이라 사람의 깊은 속을 살피느니라.”(잠언 20:27)
옛날 한 수도원에 훌륭한 원장이 있었습니다. 그는 많은 제자 중에서도 특별히 한 아이를 사랑했습니다. 하지만 그 아이는 외모도 빼어나지 않았고, 지능도 남들보다 뛰어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다른 제자들은 불평했습니다. “원장님은 왜 저 아이만 그렇게 사랑하실까? 우리보다 낫지도 않은데.”
그러던 어느 날, 원장은 제자들을 불러 한 가지 시험을 냈습니다. 그는 제자들에게 작은 새 한 마리씩을 나누어주며 말했습니다.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이 새를 죽여 가지고 오너라. 해질 때까지 돌아오면 된다.”
제자들은 각자 새를 품에 안고 수도원을 떠났습니다. 몇 시간이 지나자 하나 둘씩 돌아왔습니다. 그들의 손에는 이미 죽은 새들이 들려 있었습니다. 하지만 원장이 사랑하던 그 아이는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해가 거의 지고 어둑어둑해질 무렵, 아이가 조심스레 걸어왔습니다. 그리고 그의 손에는 여전히 살아 있는 새 한 마리가 있었습니다.
“왜 죽이지 않았느냐?” 원장이 물었습니다. 아이는 고개를 숙인 채 조용히 대답했습니다. “원장님께서는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새를 죽이라고 하셨지요. 그런데 제가 아무리 숲속 깊은 곳으로 들어가도, 아무리 조용한 곳으로 가도, 하나님은 보고 계셨어요. 그래서 새를 죽일 수 없었어요.” 원장은 미소를 지었습니다. 그리고 제자들에게 말했습니다. “내가 이 아이를 사랑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그는 하나님을 의식하며 사는 아이다.”
이 짧은 이야기는 잠언 20장 27절의 말씀을 깊이 이해하게 합니다. “사람의 영혼은 여호와의 등불이라." 하나님께서는 우리 안에 당신의 등불을 두셨습니다. 그 등불은 단지 생명의 불꽃이 아니라, 우리 마음 깊은 곳을 비추시는 하나님의 시선입니다. 우리는 때때로 사람의 눈을 피하면 자유롭다고 생각하지만, 그 순간에도 하나님의 빛은 우리의 생각과 감정을 환히 비추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겉모습이 아니라 ‘속사람’을 보십니다. 우리가 어떤 동기로 행동하는지, 말 한마디에 어떤 마음이 숨어 있는지, 사람에게 보이기 위한 것인지 아니면 하나님을 향한 순수한 사랑인지, 그 모든 것을 꿰뚫어 보십니다.
사람은 언제나 자신을 숨기려 합니다. 죄를 지으면 아담처럼 나무 뒤에 숨고, 잘못을 저지르면 변명으로 자신을 가리려 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등불 앞에서는 어떤 어둠도 숨을 곳이 없습니다. 우리가 “아무도 모를 거야”라고 생각하는 그 순간에도, 하나님은 우리의 영혼 속을 들여다보시며 말씀하십니다. “나는 안다. 너의 생각을, 너의 두려움을, 너의 욕심을, 그리고 너의 슬픔을.”
그렇기에 하나님의 감찰은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라, 은혜의 시작이 됩니다. 하나님이 우리 속을 보신다는 것은, 그분이 우리를 떠나지 않으신다는 뜻입니다. 우리의 어두운 마음 한켠까지 함께하시며, 그곳에 빛을 비추어 정결케 하신다는 뜻입니다.
우리는 종종 “보는 눈이 없으니 괜찮다”고 생각하며 타협합니다. 그러나 진정한 신앙은 ‘하나님 앞에서’(Coram Deo) 사는 삶입니다. 사람이 보지 않아도 정직하게, 칭찬받지 않아도 성실하게,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하나님 앞에서 바르게 행하는 것이 믿음의 길입니다. 그 아이가 새를 죽이지 못한 이유는 단순한 순종이 아니라, 하나님 의식이었습니다. 그는 하나님이 ‘보신다’는 것을 아는 아이였습니다. 이 깨달음이 바로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의 출발점입니다.
오늘 우리도 하나님 앞에서 정직한 마음을 회복해야 합니다. 기도할 때, 일할 때, 사람을 대할 때, “하나님이 나를 보고 계신다”는 마음으로 말하고 행동해야 합니다. 그럴 때 우리의 영혼 속 등불은 꺼지지 않고, 점점 더 맑게 빛나게 됩니다. 하나님의 등불은 책망하기 위한 불이 아니라, 길을 비추는 불입니다. 그분의 빛이 우리 속의 어둠을 드러낼 때마다 낙심하지 말고, 그 빛을 따라 회개하고, 정직하고, 깨끗한 영으로 다시 서야 합니다.
“주님, 제 안에 주의 등불을 밝혀주소서.
사람의 눈이 아니라 주님의 눈 앞에서 정직히 살게 하소서.
어둠 속에서도 주를 의식하며, 주의 빛을 따라 걸어가게 하소서.
제 영혼이 주의 빛을 따라 진실히 살아가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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