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신앙생활을 하다 보면 많은 사람들이 “하나님으로부터 비전을 받았다”라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그러나 그 비전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그대로 이루어졌다는 간증은 의외로 드뭅니다. 왜일까요? 어떤 약속의 말씀이나 비전을 받았다고 해서, 그것이 저절로 현실 속에서 술술 풀려갈 것이라고 기대한다면 너무 순진한 생각일지도 모릅니다. 사실 그 순간부터 우리는 감당하기 결코 쉽지 않은 영적 전쟁의 한복판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비전이 크면 클수록 그 길은 더 험난해집니다. 현실은 약속과 정반대 방향으로 흘러가고, 주변 상황은 오히려 하나님의 뜻과 상충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자연스럽게 우리는 의심하게 되고, “정말 하나님께서 나를 부르신 것이 맞을까?”라는 혼란에 빠지게 됩니다. 하지만 바로 거기에 사단의 전략이 숨어 있습니다.
사단의 첫 번째 공격은 상황을 뒤흔드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주신 비전을 따라가려는 사람을 사단은 결코 가만두지 않습니다. 사단은 환경을 반대로 몰아가면서 믿음을 흔듭니다. 비전이 성취되기는커녕, 전혀 반대의 길로 끌려가는 것처럼 보이는 일이 생길 때 우리는 낙심합니다. 그 상황이 오래 지속될수록 의심은 깊어지고, 결국 “차라리 적당히 타협하는 편이 낫겠다”는 유혹에 빠지게 됩니다.
사단의 두 번째 공격은 관계를 흔드는 것입니다. 사단은 또한 가장 가까운 사람들을 사용하여 관계에 금이 가도록 만듭니다. 우리는 성경공부나 교회생활을 통해 성령의 열매를 배우고, 원론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지식을 융통성 없이 잣대로 삼아 다른 사람을 판단하거나, 나 자신을 몰아붙이다 보면 갈등이 깊어지고 두려움이 찾아옵니다.
사람들의 말은 때로 욥의 친구들과 같습니다. 진심으로 충고하지만, 사실은 상처가 되고 오히려 하나님과 멀어지게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성령의 일이라면 갈등이 없어야 한다”라는 고정관념 때문에 우리는 더 혼란스러워지고, 결국 비전을 포기하고 싶어집니다.
사단의 마지막 전략은 절충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주신 부르심을 완전히 버리는 사람은 드뭅니다. 대신 우리는 비슷하지만 다른 길, ‘절충된 길’을 선택하기 쉽습니다. 하나님이 원하신 원래의 방향이 아니라, 사람들의 눈치를 보며 적당히 수정된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겉으로는 하나님의 일을 하고 있지만, 사실은 하나님이 주신 일에서 멀어진 길일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사단이 원하는 결과입니다. 사단은 하나님의 일을 완전히 그만두게 하기보다, 조금만 빗나가도 만족합니다. 왜냐하면 그 작은 빗나감이 결국 하나님의 온전한 뜻을 가로막기 때문입니다.
사도 바울도 하나님의 부르심을 따르는 길에서 엄청난 압박을 경험했습니다. 그는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마게도냐에 이르렀을 때에도 육체가 편하지 못하였고 사방으로 환난을 당하여 밖으로는 다툼이요 안으로는 두려움이었노라.” (고후 7:5) 또한 그는 “사도의 표는 참음”이라고 말했습니다(고후 12:12). 바울의 길에도 외적인 비난과 내적인 두려움이 끊임없이 있었던 것입니다.
하나님의 부르심은 시작과 동시에 영적 전쟁을 의미합니다. 순풍에 돛 단 듯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의심과 공격 속에서 믿음을 지켜내는 과정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중도에 포기하고 절충된 길을 선택합니다. 그래서 끝까지 하나님의 온전한 뜻을 붙들고 가는 사람은 적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 과정을 통해 우리의 믿음을 연단하시고, 결국 믿음으로만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실 수 있음을 가르치십니다.
사단은 결코 가볍게 공격하지 않습니다. 할 수 있다면 우리의 목숨까지 빼앗으려 합니다. 하지만 그 공격조차 하나님이 허락하신 믿음의 시험일 뿐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끝까지 붙들어야 할 것은 상황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주신 말씀과 비전 그 자체입니다. 비록 사람들의 오해와 비난, 상황의 반대, 내면의 두려움이 있다 할지라도, 끝까지 버티는 자만이 하나님의 놀라운 역사를 맛보게 됩니다.
하나님의 비전은 순탄한 길이 아니라 시험과 전쟁의 길입니다. 사단의 전략은 “포기하게 하거나, 절충하게 하는 것”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바울처럼 외적 고난과 내적 두려움 속에서도 ‘참음’으로 부르심을 지켜야 합니다. 끝까지 믿음을 붙드는 자만이 하나님의 온전한 뜻을 경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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