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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하늘조차 꺾지 못하는 굳센 마음 하나

by HappyPeople IN JESUS 2026. 2. 26.

봄날의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난다고 해서, 그 아름다움이 영원하리라 믿는 사람은 없습니다. 사흘이 지나면 바람 한 줄기에 꽃잎이 우수수 떨어지리라는 것을 누구나 압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우리는 삶 속에서 그 당연한 이치를 자주 잊습니다. 일이 잘 풀릴 때, 웃음이 끊이지 않을 때, 우리는 마치 그 순간이 영원히 계속될 것처럼 마음의 빗장을 열어젖힙니다.

조선 중기의 명재상 유성룡은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전, 이미 전쟁의 기운을 읽고 있었습니다. 그는 이순신을 천거하고, 성곽을 정비하며, 군량을 비축하자고 조정에 건의했습니다. 그러나 당시 조선은 오랜 태평성대에 젖어 있었습니다. 신하들은 "없는 걱정을 만들어 민심을 흔드느냐"고 비웃었습니다. 결국 전쟁은 터졌고, 나라는 7년의 참화 속에 신음했습니다.

훗날 유성룡은 그 뼈아픈 기록을 『징비록』에 남겼다. 징비(懲毖), 즉 "지난 잘못을 경계하여 뒷날의 근심을 막는다"는 뜻입니다. 그 책은 반성문이기 이전에, 평온할 때 위기를 준비하지 못한 인간의 오만에 대한 통렬한 고백이었습니다.

세상의 이치는 우리의 바람대로만 흐르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 세계는 우리가 방심하는 바로 그 틈을 파고드는 습성이 있습니다. 잘 나가던 사업이 한 번의 판단 실수로 무너지고, 탄탄하던 관계가 사소한 방심 하나에 금이 갑니다. 반대로 어둠 속에서도 묵묵히 버텨온 노력이 어느 날 아무도 예상치 못한 순간에 빛을 발하기도 합니다. 이 모든 것이 변화의 이치이고, 어쩌면 하늘이 인간의 교만을 다스리는 방식일지도 모릅니다.

어느 시골의 농부 이야기입니다. 그는 삼십 년 넘게 같은 땅을 일궈온 사람이었습니다. 어느 해 유난히 풍년이 들었습니다. 이웃들은 그해 수확한 곡식을 팔아 새 농기계도 사고, 여행도 다녀왔습니다. 그런데 그 농부만은 달랐습니다. 그는 수확의 기쁨에 취하는 대신, 창고 한켠에 종자를 따로 보관하고, 논두렁을 손보고, 내년 가뭄에 대비해 물길을 새로 냈습니다. 사람들은 그를 보고 "지나친 걱정쟁이"라 수군댔습니다.

그러나 이듬해 여름, 기록적인 가뭄이 마을을 덮쳤습니다. 많은 농가가 폐농의 위기에 몰렸을 때, 그 농부의 논만은 굳건히 살아남았습니다. 그는 말했습니다. "풍년이 든 해가 제일 바쁜 해입니다. 그때 손을 놓으면 하늘이 시험합니다." 이 말 속에 오래된 지혜가 담겨 있습니다. 진정한 현인은 기쁠 때 더욱 마음을 조입니다.

술잔이 넘칠 때 오히려 술을 내려놓을 줄 알고, 바람이 잔잔할 때 돛을 점검합니다. 그것은 삶을 비관적으로 바라보는 태도가 아닙니다. 오히려 삶을 깊이 이해하고 사랑하기 때문에, 그 소중한 것들을 잃지 않으려는 간절한 준비입니다.

우리는 흔히 위기 앞에서 강해지려 합니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진짜 강함은 위기가 닥치기 전 평온한 시간 속에서 조용히 길러지는 것입니다. 하늘이 우리를 시험하는 것은 우리를 꺾으려는 것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우리가 스스로를 과신하고, 삶의 무게를 가볍게 여길 때, 그 균형을 되돌려 놓으려는 섭리일 것입니다.

그러니 오늘 일이 잘 풀리는가, 웃음이 많은 하루인가, 그렇다면 더욱 마음을 낮추고, 주변을 살피고, 내일을 준비하십시오. 기쁨에 취하지 않는 것이 기쁨을 오래 지키는 법입니다. 하늘조차 꺾지 못하는 굳센 마음이란, 거창한 결기가 아닙니다. 평온할 때 방심하지 않는, 그 작고 단단한 일상의 습관에서 비롯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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