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혼한 지 얼마 안 된 지수 씨 부부는 요즘 부쩍 다투는 일이 늘었습니다. 이유는 사소했습니다. 남편이 양말을 뒤집어 벗어놓는 것, 아내가 설거지를 미루는 것, 서로 다른 방식으로 돈을 쓰는 것입니다. 지수 씨는 결혼 전에 늘 생각했습니다. "결혼하면 저 사람의 저런 점을 내가 조금씩 고쳐줘야지." 그런데 결혼 3년 차가 된 지금, 그녀는 깨닫습니다. 사람은 잔소리로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말입니다.
어느 월요일 저녁, 한 목회자 부부의 평범한 식탁 풍경도 이와 다르지 않았습니다. 아내가 먼저 식사를 마치고 소파로 갔습니다. 남편이 아내의 밥그릇을 보니 밥이 절반 조금 안 되게 남아 있었습니다. 그것도 반찬이 이리저리 묻은 채로 말입니다. "왜 이렇게 남겼어?" 라고 물었더니 아내가 답했습니다. "밥솥 밑에 있는 밥이라 물기가 있어서 미끈거리고, 배도 불러서." 남편은 먹던 밥을 남기는 법이 거의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배가 불러도 마무리를 하고, 남길 것 같으면 아예 처음부터 덜어놓고 먹는 스타일이었습니다. 반면 아내는 배가 부르면 수저를 놓았습니다. 결국 남편이 아내가 남긴 밥까지 먹었습니다.
식사를 마친 남편이 그릇을 챙겨 싱크대로 가자, 아내도 따라 일어나 그릇을 챙기려 했습니다. "왜 일어나, 그냥 앉아 있어. 이런 건 내가 하는 거야." "아니야, 이런 건 내가 하는 거야." "내가 당신을 도와야지." "당신은 당신 할 일이나 해." 이 부부는 이렇게 서로 다른 방식으로 서로를 배려하고 있었습니다. 아내는 집안일로 남편을 신경 쓰게 하고 싶지 않아 했습니다.
이 짧은 저녁 식사 장면 속에는 결혼생활의 본질이 담겨 있습니다. 부부가 함께 산다는 것은 결국 상대방의 마음을 알아주고, 이해하고, 섬기며 사는 것입니다. 두 사람이 완전히 같을 수는 없습니다. 밥을 남기는 사람과 남기지 않는 사람, 그릇을 치우게 두는 사람과 자기가 하겠다는 사람, 이 차이를 인정하고 서로 채워주면 될 일을, 우리는 종종 "왜 당신은 나와 다르냐"며 다투는 데 힘을 쏟습니다.
바울은 에베소서에서 남편과 아내에게 각각 다른 명령을 줍니다. 남편에게는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사랑하시고 자신을 주심 같이 하라"(엡 5:25) 하시고, 아내에게는 존중과 순종을 말씀하십니다. 흥미로운 것은, 성경 어디에도 "상대방이 먼저 변하면 나도 변하겠다"는 조건이 없다는 사실입니다. 각자가 자신에게 주어진 부르심 앞에서 스스로 순종할 뿐입니다.
변화란 안에서 잠근 문과 같습니다. 안에 있는 사람이 스스로 열지 않으면, 밖에서 아무리 두드리고 소리쳐도 열리지 않습니다. 배우자를 바꾸려는 노력은 대부분 밖에서 문을 두드리는 일입니다. 힘만 들고 문은 열리지 않습니다. 그러나 내가 먼저 나 자신이라는 문을 안에서 열면, 신기하게도 상대방의 문도 함께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한 여성의 간증입니다. 그녀는 알코올 중독인 남편과 결혼했습니다. 수년간 자신의 의지와 힘으로 남편을 바꾸려고 씨름했습니다. 천성이 강한 사람이었기에 원하는 것을 위해 끝까지 싸울 준비가 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어느 날 그녀는 무너졌습니다. 욕실 바닥에 주저앉아 울며 기도했습니다. "주님, 저는 제 삶을 다룰 수가 없습니다. 저를 맡아주십시오. 저는 아무것도 조정할 수 없다는 것을 이제야 알았습니다."
그것이 그녀의 결혼생활의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놀랍게도 변화는 그녀 자신에게서 먼저 일어났습니다. 마음을 정직하게 남편에게 쏟아내며, 그의 사랑이 자신에게 얼마나 필요한지, 그의 삶에서 자신이 얼마나 우선순위이기를 바라는지를 말했습니다. 남편은 그 말을 진지하게 받아들였고, 한 친구의 도움으로 금주 모임에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지금 그는 술을 끊은 지 7년이 되었습니다. 그녀는 매일 두 사람 사이에 회복된 사랑과 존경에 감사하며 삽니다. 그러나 주님은 남편을 바꾸시기 전에, 먼저 그녀를 바꾸셔야 했습니다.
어느 심리학자는 사람이 단 1퍼센트만 바뀌어도 관계는 눈에 띄게 좋아질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좀처럼 자신을 바꾸려 하지 않습니다. "바꿔봤자 소용없다"고 생각하거나, "지금 이대로가 편하다"고 여깁니다. 하지만 거창한 결심이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아주 작은 것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아침에 일어나 배우자에게 "사랑해"라고 말해보는 것, 출근하기 전 한 번 안아주는 것, 남편의 넥타이를 매주는 것, 조금 귀찮아도 현관까지 나가 배웅하는 것, 평소엔 하지 않았지만, 출근하는 배우자를 위해 따뜻한 밥 한 그릇을 챙겨주는 것, 이런 작은 행동 하나하나가 굳게 잠긴 문을 여는 손잡이가 됩니다.
집에서 챙김받지 못하는 배우자는 밖에서도 챙김받지 못합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밖에서 누군가 그를 챙기게 된다면 그것은 이미 내가 해야 할 자리를 다른 사람에게 넘겨준 것과 다름없습니다. 그러니 사소해 보이는 배려 하나가 결코 사소하지 않습니다.
물론 한두 번의 시도로 관계가 달라지지는 않습니다. 처음 며칠은 배우자가 어색해하거나 심지어 의심스러워할 수도 있습니다. "갑자기 왜 이래?" 라는 반응이 돌아올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변화는 반복될 때 비로소 신뢰가 됩니다. 조금 힘들어도 꾸준히 이어가는 것, 그것이 관계를 실제로 바꾸는 유일한 길입키다.
결혼은 완벽한 두 사람의 만남이 아니라, 서로 다른 두 사람이 매일 자신을 내어주기로 선택하는 여정입니다. 배우자를 고치려는 마음을 내려놓고, 그 에너지를 나 자신을 향해 돌려보십시오. 내가 먼저 안에서 문을 열면, 상대방도 결국 자신의 문 앞에 서게 될 것입니다. 오늘 저녁, 남긴 밥그릇을 두고 다투는 대신, 조용히 그 그릇을 대신 비워주는 마음, 그 작은 실천에서부터 부부의 변화는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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