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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속으로

화가 나면 소리를 지르는 이유 - 두 가슴의 거리

by HappyPeople IN JESUS 2025. 9. 5.

어느 날 한 스승이 제자들과 함께 강가로 목욕을 하러 갔습니다. 그런데 강둑에서 다투는 한 남녀를 보게 되었습니다. 여자가 목욕을 하다가 목걸이를 잃어버렸는데, 남자가 이를 심하게 질책하자 서로 소리를 높이며 언성이 격해진 것입니다. 스승은 그 광경을 보며 제자들에게 물었습니다.

사람들은 화가 나면 왜 소리를 지를까?

제자들은 여러 답을 내놓았습니다. “
평정을 잃어서 그렇습니다.”, “분노에 사로잡혀 이성이 마비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스승은 다시 물었습니다.

상대가 바로 눈앞에 있는데, 굳이 큰 소리로 말할 필요가 있을까? 조용히 말해도 충분히 전달할 수 있는데 왜 소리를 지르는가?

제자들의 대답은 여전히 만족스럽지 않았습니다. 그때 스승은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사람은 화가 나면 마음이 멀어졌다고 느낀다. 그래서 그 거리만큼 소리를 지르는 것이다. 화가 깊어질수록 더 크게 소리를 지르게 되고, 소리를 지를수록 상대의 마음은 더 멀어진다. 결국 서로의 가슴이 죽어 버리면, 아무리 큰소리로 외쳐도 닿지 않는다.

그리고 스승은 덧붙였습니다.

사랑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말하느냐? 속삭인다. 두 마음이 가까이 있기 때문이다. 사랑이 깊어지면 말조차 필요 없는 순간이 온다. 서로를 바라보기만 해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이 짧은 우화는 우리의 인간관계를 깊이 비추어 줍니다. 우리가 화를 낼 때, 특히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목소리를 높일 때, 사실은 마음이 멀어지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화의 본질은 상대의 마음을 밀어내는 것이고, 사랑의 본질은 상대의 마음을 가까이 끌어당기는 것입니다.

심리학에서도 갈등의 10%는 의견 차이에서 오지만, 나머지 90%는 말투와 억양, 목소리의 크기에서 비롯된다고 말합니다. 옳고 그름을 가리는 기준은 목소리의 크기가 아닙니다. 하지만 화가 날 때 우리는 자꾸 목소리를 키웁니다. 왜냐하면 멀어진 마음의 거리를 억지로 메우려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결과는 반대입니다. 소리칠수록 상대는 더 멀어지고, 결국은 서로에게 닿을 수 없는 거리가 생기게 됩니다.

가까운 사람일수록 더 조심해야 합니다. 우리는 이상하게도 낯선 사람에게는 좀처럼 소리를 지르지 않습니다. 오히려 가장 사랑해야 할 가족, 연인, 부부, 가까운 벗에게 더 자주 소리를 지릅니다. 마음의 거리가 가장 가까운 이들에게 상처를 주는 것입니다. 불붙은 석탄을 집어 던지면 먼저 화상을 입는 사람은 던진 자신이라는 말처럼, 화내며 소리를 지르는 사람은 결국 자기 자신을 더 고통스럽게 만들고 맙니다.

남태평양의 한 부족은 쓸모없는 나무를 베지 않고 온 마을 사람들이 모여 소리를 지른다고 합니다. “
넌 쓸모없다! 넌 아무 가치가 없다!” 그렇게 외치면 얼마 지나지 않아 그 나무는 시들어 죽는다고 합니다. 소리가 생명을 앗아가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화를 내며 지르는 말은 상대방의 영혼을 시들게 만들고, 사랑의 관계를 죽음으로 몰아갑니다.

우리말에 ‘
첩첩남남(疊疊喃喃)’이라는 아름다운 표현이 있습니다. ‘작은 목소리로 다정하게 속삭이며 즐겁게 대화하는 모습’을 뜻합니다. 사랑의 거리는 가까움에 있고, 가까움은 작은 목소리를 가능하게 합니다. 속삭임은 사랑의 언어이며, 큰소리는 관계를 멀어지게 만드는 적신호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진정 사랑하는 사람과 멀어지고 싶지 않다면, 화가 날 때일수록 조용히 말해야 합니다. 가슴과 가슴 사이의 거리를 더 벌리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결국, 소리치지 않는 것이 관계를 지키는 가장 지혜로운 방법입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없이 많은 갈등을 경험합니다. 그러나 그 갈등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관계는 더욱 깊어지기도 하고, 회복하기 어려울 만큼 멀어지기도 합니다. 다음번에 화가 치밀어 오를 때 이 우화를 떠올려 보십시오.

소리의 크기는 단순한 음량이 아니라 마음의 거리입니다. 사랑은 속삭임을 만들고, 미움은 고함을 만듭니다. 결국 우리는 어떤 목소리를 선택할 것인가에 따라, 관계를 죽일 수도, 살릴 수도 있습니다. 소리를 줄이고, 마음을 열어 속삭임을 택할 때, 우리는 사랑을 지키고 영혼을 살리게 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