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러므로 너희가 회개하고 돌이켜 너희 죄 없이 함을 받으라. 이같이 하면 유쾌하게 되는 날이 주 앞으로부터 이를 것이다.”(사도행전 3:19)
사도행전 3장 19절은 단순한 권면이 아닙니다. 여기에는 우리 신앙의 핵심, 곧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비롯되는 삶의 변화와 그 실제적 체험이 담겨 있습니다. 이 구절에는 ‘유쾌하게 되는 날’이 우리에게 온다는 말씀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유쾌함, 참된 기쁨이 우리 삶에 오기 위해서는 반드시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회개하고 돌이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회개란 무엇일까요? 많은 사람이 회개를 단순히 ‘죄를 반성하고 다시는 같은 죄를 짓지 않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이해합니다. 하지만 성경에서 말하는 회개는 단순한 반성이나 뉘우침과는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회개의 원어인 메타노이아(Metanoia)는 ‘다시 생각하다, 마음을 바꾸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즉, 회개는 우리의 세계관이 근본적으로 바뀌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동안 내가 무엇을 진정한 가치라고 생각했는지, 내 삶의 중심을 무엇에 두었는지 다시 돌아보는 것입니다. 내 마음이 잘못된 가치를 향해 있으면, 아무리 선행을 하고, 헌금을 하고, 착한 일을 한다 해도 그것은 진짜 회개가 아닙니다. 그저 눈물과 콧물을 흘리며 죄를 나열하는 것은 ‘협의의 회개’일 뿐입니다. 진정한 회개는 하나님께서 우리의 마음을 바꾸실 때 비로소 가능합니다. 인간 스스로는 자신의 마음을 완전히 바꿀 수 없습니다.
예수님과 세례 요한은 공생애의 시작부터 회개를 선포하셨습니다. 하지만 그 회개는 단순한 반성이나 죄의 자백이 아니라, 잘못된 가치관과 잘못된 삶의 체계를 다시 생각하고, 하나님 중심으로 마음을 돌이키라는 초대였습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이를 오해합니다. 우리가 세상적인 가치인 물질, 권력, 성공을 위해 열심히 착한 일을 하는 것을 기독교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여전히 유대주의적·세속주의적 사고, 즉 인간 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한 삶입니다.
종교의 본질은 인간이 스스로 중심이 되어 무엇인가를 얻으려는 시도입니다. 불교, 힌두교, 심지어 일부 이슬람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수도, 정진, 선행, 구제, 심지어 극단적 희생을 통해 자신의 이상향이나 천국을 얻고자 합니다. 그 점에서 인간의 종교적 노력은 모두 비슷합니다.
하지만 기독교는 다릅니다. 기독교는 하나님이 우주와 인생과 역사의 중심임을 인정하고, 그분을 내 삶의 중심에 모시는 것입니다. 우리의 신앙은 하나님 중심이며, 내가 원하는 세상적 복이나 힘을 얻기 위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에 의지하여 사는 삶입니다.
진정한 회개는 바로 여기서 나타납니다. 마음을 돌이켜 세상의 가치에서 하나님의 가치로 이동시키는 것, 그것이 바로 회개입니다. 마음이 바뀌면 자연스럽게 행동과 삶의 양식이 바뀝니다. 이제는 하나님 나라를 향한 삶이 실재로 나타나며, 세상의 가치와 원리를 따르지 않게 됩니다.
이때 우리는 당황할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회개의 삶은 세상에서 보통 사람들이 추구하는 가치와 정반대로 흐르기 때문입니다. 세상의 성공, 힘, 인정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 앞에서 겸손히 자신을 비우고, 하나님만 의지하며 살아가는 삶이 시작됩니다. 그러나 이것이 바로 Already와 Not Yet의 신앙 경험입니다. 우리는 이미 마음을 하나님께로 돌이켰지만, 아직 현실 세계에서는 그 회개의 완전한 열매가 나타나지 않은 상태입니다.
어느 목사님께서 한 교회 청년부에 설교하러 갔을 때, 아이들은 금요일마다 성령집회에서 열광하며 찬양하고 울고 뛰었습니다. 그런데 그들 대부분은 성경을 깊이 알지 못했고, 말씀의 생명력보다는 감정적 경험과 눈에 보이는 기적에 치중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목사님은 질문했습니다. “너희는 하나님이 좋아서 하는 것이냐, 아니면 천국을 얻기 위해 하는 것이냐?”
많은 신앙인이 이와 비슷한 길을 걷습니다. 열심히 헌신하고 봉사하며 신앙생활을 하지만, 중심이 하나님이 아니라 세상적 보상이나 감정적 경험에 있다면, 그 신앙은 회개의 열매가 아닙니다. 진정한 회개는 하나님이 주시는 새 마음과 새 영으로, 내 마음을 완전히 비우고 하나님만 의지하는 삶입니다.
회개란 단순한 눈물과 울음이 아닙니다. 그것은 내 마음의 방향을 바꾸는 것이며, 세상의 가치에서 하나님 나라의 가치로 유턴하는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돌이킨 삶을 살아야 하고, 하나님은 그 돌이킴을 우리에게 선물로 주십니다. 그때 우리의 삶에 나타나는 회개의 실재, 하나님 앞에서의 겸손과 의지, 그리고 그로 인한 참된 유쾌함과 기쁨을 경험하게 되는 것입니다.
사도행전 3장 19절의 초대는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유효합니다. 하나님께 마음을 돌이키고, 진정한 회개의 삶으로 나아갈 때, 우리는 세상의 혼돈과 거짓된 가치에서 벗어나, 참된 하나님 중심의 기쁨과 평안을 누리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성도의 인생, 그리고 하나님이 주시는 유쾌한 날의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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