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의 영61 하늘 문은 축복의 창고인가 "십일조를 드리면 하나님이 하늘 문을 열고 복을 쏟아 부어 주신다."(말라기 3:10)교회에서 자라난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이 말을 들었을 것입니다. 말라기 3장 10절은 헌금 시간 직전에 가장 자주 낭독되는 본문 가운데 하나이며, 설교단에서도 십일조의 근거 구절로 즐겨 인용됩니다. 그 구절을 들으면 자연스럽게 연상되는 그림이 있습니다. 하늘 어딘가에 거대한 창고가 있고, 십일조라는 열쇠를 꽂으면 그 문이 열리며 쏟아지는 복. 그런데 그 그림이 과연 이 말씀이 본래 가리키는 것일까요?사람은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 좀처럼 다시 묻지 않습니다. 말라기 3장 10절이 바로 그런 구절입니다. 너무 자주 들어서 익숙하고, 익숙하기 때문에 이미 뜻을 안다고 여깁니다. 그러나 그 익숙함이 때로는 .. 2026. 3. 13. 하나님의 낯선 음성을 듣지 못하는 우리 봄비가 내리던 오후였습니다. 오랫동안 알고 지내던 권사님 한 분이 목사님을 찾아왔습니다. 그녀는 오십 대 초반, 교회에서는 누구보다 부지런히 봉사하고 새벽기도도 빠지지 않던 분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날 그녀의 얼굴에는 오랫동안 씻지 못한 사람처럼 피곤함이 쌓여 있었습니다. "목사님, 저 솔직하게 말씀드려도 될까요?"그녀가 천천히 입을 열었습니다. "사실… 요즘 기도가 안 됩니다. 성경을 펴도 그냥 글자만 보이고, 예배 시간에 앉아 있어도 하나님이 거기 계신 것 같지가 않아요. 내가 뭘 잘못하고 있는 건지, 아니면 하나님이 저를 떠나신 건지 모르겠어요." 목사님은 그 말을 듣고 오랫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그것이 그녀만의 고백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우리는 이상한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역사상 어느 .. 2026. 3. 6. 열린 구조와 닫힌 구조 - 영적 경험을 위한 감정의 역할 병원 응급실에서 오랫동안 일한 간호사들 사이에는 이런 말이 있다고 합니다. "환자의 두려움은 전염된다." 처음에는 그저 경험에서 나온 직관쯤으로 여겼지만, 오늘날 신경과학은 이것이 단순한 느낌이 아니라 실제 생리학적 현상임을 밝혀냈습니다.과학자들은 우리 몸을 유지하는 두 종류의 기관을 연구하면서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심장이나 폐 같은 순환기 기관은 철저히 자기 완결적입니다. 옆 사람이 심장병을 앓고 있다고 해서 내 심장이 그 영향을 직접 받지는 않습니다. 과학자들은 이런 구조를 '닫힌 고리'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감정을 주관하는 대뇌변연계는 전혀 다르게 작동합니다. 이 기관은 주변 사람의 감정 상태에 실시간으로 반응하며 끊임없이 영향을 주고받습니다. 이것이 바로 '열린 고리'입니다.구약성경에 열.. 2026. 3. 6. 침묵 속으로 - 고요의 기도를 찾아서 "너희는 가만히 있어 내가 하나님 됨을 알지어다"(시편 46:10)매일 아침, 출근 전 스마트폰을 켜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직장인 있습니다. 인스타그램에 어제 저녁 먹은 음식 사진을 올리고, 링크드인에 자신이 참여한 프로젝트의 성과를 정리해 게시했습니다. 좋아요 숫자를 확인하는 일이 어느새 그의 아침 의식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는 자신을 알려야 한다는 강박 속에 살았습니다. 더 멋지게, 더 능력 있게, 더 행복하게 보여야 한다는 압박속에서 말입니다. 현대를 사는 우리 대부분이 그렇듯, 그는 자기 홍보의 시대를 온몸으로 살아내고 있었습니다.그런 그가 어느 날 오래된 수도원 피정에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사흘간의 일정 중 가장 낯선 순서는 '고요의 기도'였습니다. 우리는 기도라고 하면 무언가 말하는 것이라 .. 2026. 2. 19. 이전 1 2 3 4 ··· 1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