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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94

죽음의 자리에서 배우는 믿음 "우리 조상들의 죄악을 기억하지 마시고 주의 긍휼로 우리를 속히 영접하소서 우리가 매우 가련하게 되었나이다. 우리 구원의 하나님이여 주의 이름의 영광스러운 행사를 위하여 우리를 도우시며 주의 이름을 증거하기 위하여 우리를 건지시며 우리 죄를 사하소서"(시편 79:8~9)우리는 죽음을 피하려 애쓰며 살아갑니다. 말하지 않으려 하고, 보지 않으려 하며, 생각하지 않으려 합니다. 죽음은 불길한 단어이고, 삶의 흐름을 방해하는 장애물처럼 여겨집니다. 오늘의 사회는 더욱 그렇습니다. 효율과 생산, 성과와 속도를 숭배하는 시대 속에서 죽음은 ‘쓸모없는 사건’이 되어 버렸습니다. 병든 사람, 실패한 사람, 상실을 경험한 사람들은 조용히 격리되고, 그들의 이야기는 빠르게 망각의 뒤편으로 밀려납니다.마치 고장 난 자동차.. 2025. 12. 21.
역사의 주님과 함께 걷는 사람들 "이는 그들로 후대 곧 태어날 자손에게 이를 알게 하고 그들은 일어나 그들의 자손에게 일러서 그들로 그들의 소망을 하나님께 두며 하나님께서 행하신 일을 잊지 아니하고 오직 그의 계명을 지켜서"(시편 78:6~7)역사는 누구의 이야기입니까. 사람의 눈으로 읽으면 역사는 왕과 전쟁, 성공과 실패의 기록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예언자의 눈으로 읽으면 역사는 전혀 다른 얼굴을 드러냅니다. 그 속에는 인간의 이야기를 빌려 자신을 드러내시는 하나님이 계십니다. 시편 78편은 바로 그 시선을 우리에게 가르쳐 줍니다.시편 78편은 단순한 과거 회상이 아닙니다. 이 시는 노래의 형식을 빌려, 이스라엘의 역사를 자녀들에게 전해 주려는 아버지들의 신앙 고백입니다. “우리가 들은 바요 아는 바요 우리 조상들이 우리에게 전한 바.. 2025. 12. 20.
침묵하시는 하나님 앞에서 다시 하나님을 배우다 “지존자의 오른손의 해 곧 여호와의 일들을 기억하며 주께서 옛적에 행하신 기이한 일을 기억하리이다.”(시편 77:10–11)시편은 신앙의 교과서라기보다 신앙인의 일기장에 가깝습니다. 시편 기자들은 정답을 말하기보다, 자신이 살아내고 부딪히고 무너졌던 자리에서 만난 하나님을 고백합니다. 그래서 시편에는 믿음의 확신만큼이나 흔들림과 혼란, 오해와 질문이 가감 없이 담겨 있습니다. 시편 77편 역시 그런 시입니다. 이 시는 하나님을 찬양하는 노래이기 전에, 하나님을 이해하지 못해 괴로워하던 한 신앙인의 내면 기록입니다.아삽은 77편의 첫머리에서 익숙한 신앙 고백으로 시작합니다. “내가 내 음성으로 하나님께 부르짖으리니… 내게 귀를 기울이시리로다.” 이 말은 우리가 너무도 잘 아는 하나님에 대한 생각입니다. 부.. 2025. 12. 14.
무릎 꿇은 사람 “주는 경외할 자이시니 주의 진노하시는 때에 누가 주의 앞에 서리이까.”(시편 76:7)세상은 언제나 더 큰 힘을 가진 사람이 이기는 곳처럼 보입니다. 눈에 보이는 권력, 큰 목소리, 돈과 성취, 군사력과 정보력… 이런 것들을 움켜쥐기 위해 사람들은 서로 앞다투어 달립니다. 누군가는 더 높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누군가는 자기의 약함이 드러날까 두려워 손에 쥔 무기를 놓지 않습니다. 오늘 우리 시대에도 ‘뿔’을 세우는 경쟁은 멈춘 적이 없습니다.그러나 시편 76편은 매우 다른 관점을 제시합니다. 세상의 뿔이 아무리 높아지고 전쟁의 소문이 아무리 요란해져도, 하나님이 한 번 꾸짖으시면 모든 것은 멈추고 만다는 것입니다.사람이 쌓아 올린 성도, 무기도, 계획도, 전략도… 하나님 앞에서는 한순간에 무력해집니.. 2025. 12.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