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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의 글503

서툰 것은 부끄러워할 일이 아니다 바느질은 단순히 천을 잇는 일이 아닙니다. 손가락과 마음이 서로를 이끌며 하나가 되어 만들어내는 작은 기적입니다. 바늘이 천을 뚫을 때마다, 실이 그 틈을 메울 때마다 우리는 흩어진 조각들을 이어 하나의 무늬를 만들어갑니다. 그 무늬가 비뚤어지고 서툴다 해도 괜찮습니다. 왜냐하면 인생이란 본래 완벽하게 꿰매어진 직물이 아니라, 수많은 실수와 보수의 흔적으로 이어지는 ‘삶의 바느질’이기 때문입니다.우리는 오랜 시간 동안 실수하는 것이 부끄러운 일이라 여겼습니다. 늘 정확해야 했고, 남들에게 흠잡히지 않아야 했습니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비뚤어진 바느질 선을 보면 마음이 조급해졌고, 잘못 엮인 한 땀을 보면 그 천 전체를 버리고 싶어졌습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언제나 같았습니다. 마음이 지치고, 스스로를 탓하.. 2025. 10. 11.
서로서로 기대면 아무도 다치지 않는다 인생은 홀로 걸어가는 길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서로의 어깨에 기대며 살아가는 여정입니다. 누군가의 고통을 함께 나누어 줄 때, 우리의 존재는 더욱 단단해집니다. 누군가의 눈물을 닦아줄 때, 그 사람만 치유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또한 회복됩니다.헬렌이라는 여자의 이야기는 바로 그런 삶의 진실을 보여주었습니다. 헬렌은 겉으로 보기엔 모든 것을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아름다운 외모, 지적인 대화, 따뜻한 미소, 사랑스러운 가족. 그녀의 삶은 안정되고, 그녀의 결혼은 평화로워 보였습니다. 함께 산책하는 그 부부의 뒷모습에는 세월을 함께 견뎌낸 고요한 행복이 배어 있었습니다. 그들은 한 팀이었고, 서로에게 단단한 울타리였습니다.그러나 어느 날, 그 평화의 시간 속으로 잔잔한 균열이 찾아왔습니다. 남편에게 치매 증상.. 2025. 10. 11.
가난한 자를 보살피는 복 - 하나님이 붙드시는 인생 “여호와께서 그를 지키사 살게 하시리니 그가 이 세상에서 복을 받을 것이라 주여 그를 그 원수들의 뜻에 맡기지 마소서."(시편 41:2)인생을 살다 보면 누구나 병들고, 억울한 일에 휘말리며, 사람들에게 배신당하는 순간을 맞이합니다. 시편 41편은 바로 그런 순간에 부르는 기도의 노래입니다. 다윗은 자신이 병상에 누워 있을 때, 주변의 사람들이 자신을 비웃고 조롱하며, 심지어 가까운 친구마저 등을 돌리는 아픔을 경험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절망의 자리에서 놀랍게도 “복이 있다”는 선언으로 시를 시작합니다.“가난한 자를 보살피는 자에게 복이 있음이여 재앙의 날에 여호와께서 그를 건지시리로다.”(시41:1) 다윗은 인생의 복을 ‘가진 자’가 아니라 ‘돌보는 자’에게서 찾습니다. 가난한 자를 보살피는 일은 단순.. 2025. 10. 11.
부르심을 받아 보내심을 받은 자 "예수 그리스도의 종 바울은 사도로 부르심을 받아 하나님의 복음을 위하여 택정함을 입었으니"(로마서 1:1)우리는 아름다운 풍경을 보며 “그림 같다”라고 말합니다. 흥미로운 역설입니다. 그림은 모사된 허상이고 풍경은 있는 그대로의 실존임에도, 우리는 실물보다 형식화된 이미지에 더 많은 의미와 안전을 부여합니다. 이 단순한 관찰은 우리의 영적 상태를 비추는 거울입니다. 인간은 현실이 주는 불편함, 질병, 늙음, 상실, 죄의 흔적들을 견디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현실을 단단히 틀에 넣고, 보기 좋게 다듬어 ‘내 것’으로 만들려 합니다. 예배당에서 늘 같은 자리에 앉는 습관, 종교적 방식에 집착하는 태도, 또는 천국을 자기 공로로 계산하려는 마음, 이 모두가 같은 본성의 표현입니다.이 글을 통해 그 같은 인간의.. 2025. 10.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