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370 귀를 여는 사람 - 그냥 듣는 것과 제대로 듣는 것은 다르다 작은 카페 창가 자리, 한 여성이 친구에게 하루 동안 있었던 일을 털어놓고 있었습니다. 맞은편에 앉은 친구는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응, 응" 하고 대답했지만, 그의 눈은 이따금 테이블 위에 놓인 휴대폰 화면으로 향했습니다. 대화가 끝난 후 여성은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오늘 얘기 들어줘서 고마워." 하지만 집으로 돌아가는 길, 그녀의 마음 한편에는 알 수 없는 허전함이 남아 있었습니다. 무언가 이야기는 했지만, 제대로 전해지지 않은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우리는 이런 순간을 자주 경험합니다. 분명 누군가와 대화를 나눴는데, 정작 '들렸다'는 느낌을 받지 못하는 순간들 말입니다.한 컨설팅 기업이 전 세계 수십 개국의 성인 수천 명을 대상으로 흥미로운 조사를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사람들에게 스스로의 듣.. 2026. 7. 13. 이해라는 이름의 다리 - 대화의 본질 몇 해 전, 한 지역 도서관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사서 한 분이 매일 아침 같은 자리에 앉아 신문을 읽는 노신사에게 조용히 다가가 말을 걸었습니다. "어르신, 오늘도 일찍 오셨네요." 노신사는 퉁명스럽게 대답했습니다. "여기 말고 갈 데가 없어서 그렇소." 사서는 순간 당황했지만, 그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대신 다시 물었습니다. "혹시 무슨 일 있으셨어요?" 그러자 노신사는 한참을 머뭇거리다 아내를 먼저 떠나보낸 이야기를 꺼내놓았습니다. 그날 이후 두 사람은 매일 아침 짧은 대화를 나누는 사이가 되었습니다.이 작은 일화 속에는 우리가 흔히 놓치는 대화의 비밀이 담겨 있습니다. 사서는 노신사의 퉁명스러운 말을 '전달된 정보'로만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 말 뒤에 있는 마음을 궁금해했습니다. 바로 그 순.. 2026. 7. 13. 미소, 나를 비추는 스포트라이트 몇 해 전, 서울의 한 대형 병원 로비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두 명의 안내 데스크 직원이 있었습니다. 한 사람은 이목구비가 또렷하고 옷차림도 세련된 미인이었지만, 표정은 늘 무언가에 지친 듯 굳어 있었습니다. 환자들이 다가가 길을 물으면 짧고 사무적인 대답만 돌아왔습니다. 옆자리의 다른 직원은 외모로는 특별히 눈에 띄지 않는 평범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누가 다가오든 눈을 맞추고 환하게 웃으며 안내했습니다.시간이 흐르면서 재미있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병원을 자주 찾는 환자와 보호자들이 점점 그 평범한 외모의 직원 앞에만 줄을 서기 시작한 것입니다. "저 사람한테 물어보면 마음이 편해져"라는 말이 입소문을 타고 퍼졌습니다. 결국 그녀는 병원 내에서 '친절 사원'으로 뽑혀 표창까지 받았습니다. 아름.. 2026. 7. 11. 즐거움이 곧 실력이 되는 시대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말을 들으며 자란 사람이라면, 힘든 일을 견디는 것 자체가 성공의 증표라고 믿기 쉽습니다. 그런데 정말 고생이 우리를 성장시키는 걸까요, 아니면 우리는 그저 고생을 미화하는 데 익숙해진 것뿐일까요? 인공지능이 인간의 노동 방식 자체를 바꾸고 있는 지금, 이 오래된 믿음을 다시 들여다볼 때가 왔습니다.한 스타트업 대표의 이야기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그는 밤낮없이 일하며 몸을 갈아 넣는 것이 창업가의 숙명이라 믿었습니다. 코드를 밤새 짜고, 주말에도 사무실에 나오고, 피로가 쌓여도 "이게 다 성공을 위한 대가"라고 스스로를 다독였습니다. 그런데 몇 년이 지나도 회사는 제자리걸음이었습니다. 문제는 노력의 양이 아니라 방향이었습니다. 그는 자신이 정말 좋아하지 않는 사업 아이템.. 2026. 7. 11. 이전 1 2 3 4 5 ··· 9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