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274 다정한 사람 - 말에는 체온이 있다 오래전부터 많은 사람이 말에는 체온이 있다고 믿어 왔습니다. 말은 단순한 정보의 전달이 아니라, 마음의 온도를 실어 나르는 통로이기 때문입니다. 같은 문장이라도 어떤 말투로 건네느냐에 따라, 그것은 칼이 되기도 하고 손이 되기도 합니다. 찌르는 말이 될 수도 있고, 어깨에 살며시 얹히는 위로가 될 수도 있습니다.한 번은 회의 자리에서 이런 장면을 본 적이 있습니다. 한 사람이 조심스럽게 자신의 생각을 꺼냈습니다. 말은 완벽하지 않았고, 다듬어지지 않은 아이디어였습니다. 그때 누군가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건 아닌 것 같아요.” 틀린 말은 아니었습니다. 논리적으로도 맞는 지적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한마디가 떨어지는 순간, 방 안의 공기가 눈에 띄게 식어 버렸습니다. 말을 꺼냈던 사람은 더 이상 말을 잇지.. 2025. 12. 31. 다정한 사람 - 좋은 관계는 템포를 맞추는 일이다 사람과 사람이 멀어지는 이유를 우리는 흔히 “마음이 식어서”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조금만 더 깊이 들여다보면, 그 말은 정확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마음이 식기 전에 이미 어긋난 것이 있습니다. 바로 속도입니다.한 사람은 빨리 가까워지고 싶어 하고, 다른 한 사람은 천천히 관계를 확인하며 다가가고 싶어 합니다. 이 차이가 반복되면, 어느 순간 관계는 따뜻함을 잃고 부담으로 변합니다. 결국 마음이 식은 것이 아니라, 리듬이 맞지 않았던 것입니다. “왜 갑자기 멀어졌을까?” 예전에 우리도 이런 경험을 했을 것입니다. 좋은 마음으로 먼저 연락하고, 관심을 표현하고, 자주 안부를 물었습니다. 우리는 그게 ‘다정함’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상대의 답장은 짧아지고, 만남은 줄어들고, 관계는 자연.. 2025. 12. 31. 아침과 봄에 반응하지 않는 마음 아침과 봄은 닮아 있습니다. 둘 다 시작을 알리고, 깨어남을 요구하며, 생명이 아직 상처 입지 않은 얼굴로 다가옵니다. 그래서 사람의 내적 상태는 아침과 봄 앞에서 가장 정직하게 드러납니다. 우리는 흔히 건강을 혈압이나 맥박으로 측정하지만, 인생의 건강은 아침과 봄에 얼마나 공명하는가로 가늠할 수 있습니다.어느 날 새벽, 한 사람이 산책을 나섰습니다. 밤새 내린 이슬이 아직 마르지 않은 길, 공기는 차갑지만 맑았습니다. 동쪽 하늘은 희미하게 밝아오고 있었고, 나무 사이에서는 새들이 하루의 첫 문장을 쓰듯 노래를 시작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그 모든 것 속을 지나가면서도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습니다. 새소리는 소음처럼 들렸고, 바람은 피부에 닿았지만 마음에는 닿지 않았습니다. 잠은 여전히 몸에 눌러 붙.. 2025. 12. 31. 아름다운 향기가 머무는 곳, 가정 우리는 흔히 가정을 생각할 때 집의 모양을 먼저 떠올립니다. 의자와 책상, 소파가 놓인 거실, 정돈된 부엌, 아이들 방, 그리고 마당이나 주차장까지. 그러나 이 모든 것은 가정을 담는 그릇일 뿐, 가정 그 자체는 아닙니다. 가정을 이루는 것은 물건이 아니라 그 안에 살아 숨 쉬는 사람들의 마음입니다.소파 위에 놓인 쿠션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소파에 앉아 있는 어머니의 미소입니다. 하루의 피로가 얼굴에 남아 있어도 자녀를 바라볼 때 자연스레 번지는 그 미소는 집 안의 공기를 바꿉니다. 그 미소 하나로 집은 쉼터가 되고, 아이들은 세상이 안전하다는 것을 배웁니다. 가정은 그렇게 말없이 전해지는 사랑으로 세워집니다.푸른 잔디와 화초가 잘 가꾸어진 마당이 있다고 해서 그곳이 곧 가정은 아닙니다. 아이들의 웃음.. 2025. 12. 30. 이전 1 2 3 4 5 6 ··· 6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