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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 속으로

여호와께서 함께하셨음에도 철병거를 쫓아내지 못하더라

by HappyPeople IN JESUS 2025. 6. 29.

사사기 1장의 정복 전쟁은 승리와 실패가 교차하는 전장입니다. “여호와께서 함께하신 고로 산지 거민은 쫓아냈으나, 골짜기의 거민은 철병거가 있으므로 쫓아내지 못하였더라.”(삿 1:19) 이 한 구절 속에 우리의 신앙의 실체가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여호와께서 함께 하셨다면, 왜 쫓아내지 못했을까요? 하나님이 약하셨던 것일까요? 아닙니다. 그 철병거가 무서운 것이기 이전에, 매력적이었기 때문입니다. 눈에 보이는 세상의 힘과 기술, 문명, 권세, 경제력… 이런 것들이 하나님의 백성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입니다. 그들은 두려워한 것이 아니라, 탐냈습니다.

그리고 성경은 그것을 "
쫓아내지 못했다"라고 기록합니다. 이것은 단순히 그들이 무력해서 실패했다는 뜻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말씀보다 세상의 매력을 더 크게 여기는 그들의 마음을 고발하는 표현입니다. 즉, 진짜 원인은 불신앙입니다.

그 어둠 속에서 한 사람, 갈렙이 등장합니다. 여든다섯의 노구에도 불구하고, 그는 오직 하나님의 약속만을 붙들며
"저 거인족이 사는 험한 산지를 내게 달라"고 외칩니다. 그는 가장 쓸모 없어 보이는 땅, 가장 무서운 대적이 있는 땅을 요구합니다. 왜요? 하나님이 그곳을 주셨다고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

세상 사람들은 보암직하고 먹음직한 땅을 원하지만, 갈렙은 보이지 않는 말씀의 언약을 바라봅니다. 그래서 그는 복을 받습니다. 단순히 땅을 차지했다는 뜻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믿음의 삶, 예수님의 전쟁을 모형하는 삶을 살았다는 선언입니다.

갈렙의 딸 악사는 결혼 선물로 샘물을 요청합니다. 그는 단순한 물이 아닌, 생명의 유업과 은혜의 복을 아버지께 요청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갈렙은 윗샘과 아랫샘을 다 줍니다. 이 장면은 교회가 신랑 예수 그리스도와 연합하여 아버지께로부터 영원한 생명을 유업으로 받는 복음의 그림자입니다.

옷니엘은 갈렙의 전쟁, 곧 예수의 전쟁에 동참함으로 신부를 얻고, 하나님의 나라를 이어가는 사사로 세워집니다.

오늘 사사기 1장이 우리에게 가르치는 것은 단순한 순종/불순종의 교훈이 아닙니다. 우리 모두는 철병거를 쫓아내지 못하는 자들입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철병거를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면, 결단코 그 철병거의 매력을 이길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하나님은 그 실패의 전쟁터 위에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세우셨습니다. 우리가 아골 골짜기에서 죽어야 마땅한 존재임에도, 예수께서 아골 골짜기의 진노를 대신 감당하심으로 진노의 땅이 소망의 땅이 되게 하셨습니다.

세상의 인정, 재물, 기술, 문화, 명예… 하나님보다 더 사랑하며 쫓아내지 못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이 바로 철병거입니다. 그리고 갈렙처럼
“그 산지를 내게 주소서”라는 고백이 있습니까? 아니면 좋은 땅만 달라고 기도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당신은 예수께서 이기신 그 싸움에, 그 십자가의 길에 함께 걷고 있습니까? 우리 모두는 본질상 아간입니다. 그러나 십자가의 은혜가 우리를 옷니엘, 곧 여호와가 힘이 되시는 자로 변화시키는 것입니다.

"철병거는 여호와보다 강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내 마음속에 여호와보다 매력적이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쫓아내지 못했던 것이 아니라, 쫓아내지 않은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께서 오셔서, 그 철병거 위에서 짓밟히시고, 내게 샘물을 주셨습니다."

그 샘물에서 오늘도 생명을 마시며,
‘이 산지를 내게 주소서’라 고백하며 우리는 다시 전진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