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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 말씀 묵상/전도서

전도서 - 하나님 앞에 잠잠히, 한 사람의 이야기

by HappyPeople IN JESUS 2026. 4. 23.

"너는 하나님의 집에 들어갈 때에 네 발을 삼갈지어다 가까이 하여 말씀을 듣는 것이 우매한 자들이 제물 드리는 것보다 나으니 그들은 악을 행하면서도 깨닫지 못함이니라. 너는 하나님 앞에서 함부로 입을 열지 말며 급한 마음으로 말을 내지 말라 하나님은 하늘에 계시고 너는 땅에 있음이니라 그런즉 마땅히 말을 적게 할 것이라. 걱정이 많으면 꿈이 생기고 말이 많으면 우매한 자의 소리가 나타나느니라."(전도서 5:1~3)

이른 봄, 꽃샘추위가 다시 찾아온 어느 날이었습니다. 하늘은 유난히 맑았고, 공기도 투명했습니다. 뉴스에서는 “
오늘은 미세먼지가 거의 없습니다”라고 전했습니다. 사람들은 창문을 활짝 열고, 오랜만에 깊게 숨을 들이마셨습니다. 그날, 한 사람이 교회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이름을 굳이 밝힐 필요는 없지만, 그는 우리 모두의 모습과 닮아 있었습니다.

그는 평소보다 조금 더 빠른 걸음으로 예배당에 들어섰습니다. 손에는 헌금 봉투가 들려 있었고, 머릿속에는 오늘 해야 할 일들과 기도 제목들이 가득했습니다. 사업 문제, 자녀 문제, 건강 문제… 생각할수록 마음은 분주해졌습니다. 예배당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그는 무심코 앞자리에 앉았습니다. 그리고 곧바로 기도를 시작했습니다. “
하나님, 이것 좀 해결해 주세요. 저것도 도와주세요. 이번에는 꼭 잘되게 해 주세요…” 그의 기도는 길어졌고, 점점 더 간절해졌습니다. 마치 말을 많이 해야 하나님이 들어주실 것처럼 말입니다.

그때였습니다. 예배당 뒤쪽에서 청소를 하던 한 노인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 노인은 빗자루로 바닥을 쓸고 있었는데, 먼지가 거의 없는 날인데도 아주 조심스럽게, 천천히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이 이상하게 마음에 걸렸습니다. 예배가 시작되기 전, 그는 그 노인에게 다가갔습니다. “
오늘은 미세먼지도 없는데, 왜 그렇게 조심하세요?” 노인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습니다. “먼지가 없다고 생각할 때, 더 조심해야 하지요. 사람은 자기가 먼지인 줄 모를 때 더 많은 먼지를 일으키거든요.” 그 말이 그의 마음을 찔렀습니다.

예배가 시작되었고, 말씀은 전도서 5장 1~3절이었습니다. “
하나님의 집에 들어갈 때에 네 발을 삼갈지어다… 하나님 앞에서 함부로 입을 열지 말라…” 그는 갑자기 아까 자신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하나님 앞에 들어오자마자, 그는 발걸음을 삼가기는커녕 자신의 생각과 요구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조용히 말씀을 들으려 하기보다, 하나님께 할 말을 준비하느라 바빴습니다.

그는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
나는 하나님을 만나러 온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설득하러 온 것이었구나.’ 설교는 계속 이어졌습니다. 사람들은 종종 하나님께 많은 것을 드리면, 그만큼 복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헌금, 봉사, 열심… 그러나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은 그런 것이 아니라 “말씀을 듣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는 문득 한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집에서 아이가 아버지에게 다가와 말을 쏟아냅니다. “아빠! 나 이거 해줘, 저거 해줘! 나 이거 필요해!” 그런데 정작 아버지가 무슨 말을 하려 하면, 아이는 듣지 않습니다. 계속 자기 말만 합니다. 그 모습이 바로 자신의 기도와 같았습니다.

말씀은 더 깊이 들어갔습니다. “
말이 많으면 우매한 자의 소리가 나타난다.” 그는 최근 자신의 모습을 떠올렸습니다. 문제가 생길수록 더 많은 말을 했고, 더 많은 걱정을 했고, 더 많은 계획을 세웠습니다. 심지어 꿈속에서도 쉬지 못했습니다. 마치 머릿속에 먼지가 가득 쌓인 것처럼 말입니다. 그 순간, 아까 그 노인의 말이 다시 떠올랐습니다. “사람은 자기가 먼지인 줄 모를 때 더 많은 먼지를 일으킵니다.

그는 자신이 하나님 앞에서 너무 “
큰 존재”처럼 살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자신의 생각, 자신의 계획, 자신의 말이 더 중요하다고 여겼다는 것을 말입니다. 예배가 끝난 후, 그는 다시 그 자리에 조용히 앉았습니다. 이번에는 기도를 길게 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짧게 말했습니다. “주님… 제가 너무 말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이상하게도, 그 짧은 기도 속에서 이전에는 느껴보지 못한 평안이 찾아왔습니다.

마치 시끄럽던 방 안의 소음이 모두 사라지고, 고요함이 내려앉은 것처럼 말입니다. 그는 그날 이후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기도할 때, 먼저 말을 줄였습니다. 말씀을 들을 때, 서두르지 않았습니다. 무언가를 하려고 애쓰기보다, 하나님 앞에 “
머무는 것”을 배워갔습니다.

어느 날, 그는 다시 맑은 하늘을 바라보며 생각했습니다. ‘
세상은 여전히 먼지로 가득하지만, 내 마음은 조금 덜 일으키며 살 수 있겠구나.’ 전도서는 말합니다. “하나님은 하늘에 계시고 너는 땅에 있음이니라. 그런즉 마땅히 말을 적게 할 것이라.” 이 말은 단순히 말을 줄이라는 뜻이 아닙니다. 내가 누구인지를 알라는 말입니다.

나는 티끌이고, 하나님은 창조주이십니다. 나는 구해야 하는 자이고, 하나님은 이미 아시는 분이십니다. 이 사실을 아는 순간, 사람은 비로소 조용해집니다. 그리고 그 고요함 속에서, 비로소 하나님의 음성이 들리기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