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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조언712

깨어 있는 아픔의 가치 어느 청년의 어린 시절, 외할머니의 손에는 언제나 굳은살이 박혀 있었습니다. 그는 외할머니의 손을 잡을 때마다 살짝 움츠러들었습니다. 부드럽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할머니는 내가 넘어져 울 때면 꼭 그 거친 손으로 나를 감싸 안으셨습니다. 그 손이 가장 따뜻했습니다. 오랜 세월이 지나서야 그 굳은살은 상처가 아니라 수많은 마찰이 남긴 훈장이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목수가 나무를 다룰 때, 처음부터 매끈한 판자를 쓰지 않습니다. 결이 살아 있고 거칠게 솟은 원목을 대패로 밀고 사포로 갈아내며 비로소 쓸 만한 재료를 만들어 냅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나무는 그저 원목으로 남습니다. 쓰임새가 없다는 뜻이 아닙니다. 아직 다듬어지지 않았다는 뜻입니다.인간도 그렇습니다. 삶이라는 작업장 안에서 우리는 끊임.. 2026. 3. 10.
머무르지 않고 스쳐가는 마음 어느 늦가을 오후, 어떤 사람이 오래된 절 마당 한편에 심긴 대나무 숲 앞에 한참을 서 있었습니다. 바람이 불었습니다. 대나무는 거세게 흔들렸고, 잎새들은 서로 부딪히며 날카로운 소리를 냈습니다. 그런데 바람이 지나가자, 대나무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다시 꼿꼿이 섰습니다. 흔들렸다는 흔적조차 없었다. 그는 그 모습을 보며 한동안 생각에 잠겼습니다. 저 대나무는 방금 그 바람을 기억하고 있을까? 아마 기억하지 않을 것입니다. 아니, 정확히는 기억하되, 붙들지 않는 것입니다.우리는 종종 어떤 일이 지나간 뒤에도 그것을 마음속에 꼭 쥐고 놓지 못합니다. 오래전 친구에게 들었던 상처 되는 말 한마디, 직장에서 억울하게 받았던 질책,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곳에서 홀로 감당해야 했던 외로움, 이런 것들이 지나간.. 2026. 3. 7.
절제와 균형으로 빚어지는 참된 인격 봄볕이 한창인 오후, 한 노의사가 진료실에서 환자를 맞이했습니다. 젊은 여성이었습니다. 그녀는 오랜 고민 끝에 찾아온 듯, 말문을 열기까지 한참이 걸렸습니다. "선생님, 사실은…"그녀가 털어놓은 이야기는 복잡했습니다. 직장 내 갈등, 흔들리는 자존감, 그리고 오랫동안 숨겨온 불안, 노의사는 끝까지 들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다는 듯 모든 문제를 낱낱이 짚어내지 않았습니다. 그는 오래 살며 사람을 보아온 눈으로 그녀가 지금 당장 감당할 수 있는 것과 아직 감당할 수 없는 것을 조용히 구분했습니다. 그리고 꼭 필요한 말만, 꼭 필요한 무게로 건넸습니다. 진료실을 나서는 그녀의 어깨가 처음보다 조금 펴져 있었습니다.통찰이란 무엇입니까? 어떤 사람은 통찰을 날카로움과 혼동합니다. 상대의 약점.. 2026. 3. 5.
단련된 끝에 비로소 오는 복과 앎 살면서 우리는 누구나 한 번쯤 묻게 됩니다. 왜 기쁨과 고통은 번갈아 오는 것일까, 왜 믿음과 의심은 한 마음에 함께 깃드는 것일까. 이 질문들을 붙들고 걸어온 두 사람의 이야기로 시작합니다.한 도예가가 있었습니다. 그는 이십 대 초반에 가마 앞에 처음 앉아, 흙을 만지는 일이 이렇게나 기쁜 것인 줄 몰랐다며 눈을 빛냈습니다. 손끝에서 형태가 솟아오를 때, 그 순간은 세상 어떤 것과도 바꾸기 싫은 환희였습니다.그러나 몇 해가 지나지 않아 그는 깊은 침묵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공들여 빚은 작품들이 가마 안에서 연달아 갈라지고 무너졌습니다. 원인을 알 수 없었습니다. 밤새 들여다봐도 흙은 아무 말이 없었고, 불은 그를 외면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것은 단순한 실패가 아니라, 자신이 만든 것이 자신을 부정하는 .. 2026. 3.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