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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의 글503

흐르는 강물처럼 강이 흐르듯이 살고 싶습니다. 억지로 방향을 정하지 않고, 미리 목적지를 계산하지도 않으면서, 다만 흐름에 자신을 맡긴 채 흘러가는 삶처럼 살고 싶습니다. 강물은 늘 앞으로 가지만, 한 번도 스스로를 밀어붙이지 않습니다. 멈추지 않되 서두르지 않고, 돌아가되 길을 잃지 않습니다. 그저 땅의 모양을 따라, 주어진 자리에서 흘러갑니다.신앙의 삶도 이와 같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우리는 종종 신앙을 계획과 통제의 문제로 착각합니다. 언제까지 무엇을 이루어야 하고, 어느 지점에 도달해야 제대로 믿는 것인지 스스로 기준을 세웁니다. 그러나 하나님 앞에서의 삶은 성취의 목록이 아니라, 관계의 흐름입니다. 성령께서 이끄시는 방향을 감지하며 한 걸음씩 나아가는 여정인 것입니다.강물은 자기 자신을 설명하지 않습니다. .. 2025. 12. 14.
역설이 우리를 깨운다 우리가 처음으로 조용히 앉아 보려고 할 때, 뜻밖의 경험을 하게 됩니다. 고요를 만나리라 기대했지만, 실제로는 마음속에서 끝없이 울려 퍼지는 소음과 마주합니다. 해야 할 일, 지나간 말, 다가올 염려, 설명되지 않는 감정들이 한꺼번에 떠오릅니다. 침묵을 선택했는데, 오히려 소리가 더 커지는 이 경험은 분명 역설입니다. 그러나 바로 그 지점에서 우리는 중요한 사실 하나를 배우기 시작합니다. 우리는 평소에 얼마나 많은 소음 속에 살고 있었는지를 말입니다.고통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고통을 피해야 할 것으로만 여깁니다. 고통이 사라져야 자유로워질 수 있고, 평안해질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런데 삶은 종종 정반대의 길을 보여 줍니다.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도망치지 않고, 그 한가운데를 통과할 때 오히려 고통.. 2025. 12. 14.
혼돈을 사랑하라 - 하나님 앞에서 나 자신으로 서는 용기 우리는 자라오며 수없이 많은 규칙을 배워 왔습니다. 어떻게 살아야 “정상”인지, 무엇을 선택해야 “옳은지”, 어떤 모습이 “신앙적인지”를 말입니다. 세상은 물론이고, 때로는 교회조차도 우리에게 정해진 틀을 요구합니다. 질문하지 말고, 흔들리지 말고, 정돈된 모습으로 신앙생활을 하라고 말합니다.그러나 정작 하나님 앞에 설 때, 우리의 내면은 그렇게 정돈되어 있지 않습니다. 믿음과 의심이 뒤엉켜 있고, 소망과 두려움이 동시에 숨 쉬며,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감정과 생각들이 혼돈처럼 일렁입니다.성경은 이 혼돈을 낯설어하지 않습니다. 창세기의 시작부터 세상은 “혼돈하고 공허”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 혼돈을 제거하지 않으시고, 그 위에 말씀하심으로 새로운 창조를 시작하셨습니다. 혼돈은 배제의 대상이 아니라,.. 2025. 12. 14.
전도서 - 죽음이 일반일 때 지혜는 어디에 있는가 “지혜자도 우매자와 함께 영원하도록 기억함을 얻지 못하나니 후일에는 모두 다 잊어버린 지 오랠 것임이라 오호라 지혜자의 죽음이 우매자의 죽음과 일반이로다. 이러므로 내가 사는 것을 미워하였노니 이는 해 아래에서 하는 일이 내게 괴로움이요 모두 다 헛되어 바람을 잡으려는 것이기 때문이로다.”(전도서 2:16~17)전도서 2장은 인간의 지혜가 끝까지 도달해 본 자리에서 터져 나오는 고백으로 가득합니다. 오늘 본문에서 전도자는 분명하게 말합니다. 지혜자와 어리석은 자가 결국 같은 죽음을 맞이한다고 말입니다. 이 말은 낯설지 않습니다. 세상에서도 흔히 듣는 말입니다. “사람은 다 죽습니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일반적이라는 사실 말입니다.우리가 교회에서 종종 듣는 예화가 있습니다. 죽을병에 걸린 사람을 살리기 위.. 2025. 12.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