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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의 글503

단순한 삶 - 도덕이라는 안전지대를 벗어나라 “너무 도덕적이 되지 마십시오.” 이 말은 도덕을 부정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오히려 도덕이라는 이름으로 자신을 속이지 말라는 경고입니다. 우리는 종종 도덕을 방패로 삼아 스스로를 정당화합니다. “나는 남보다 착하다”, “나는 규칙을 지킨다”, “나는 피해를 주지 않는다”는 생각 속에서, 자신의 내면 깊은 곳에 자리한 이기심과 두려움, 자기중심성을 보지 않으려 합니다.도덕은 삶을 정돈해 주지만, 구원하지는 못합니다. 도덕은 인간을 비교하게 만들고, 비교는 교만이나 열등감으로 이어집니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어느새 진실한 자기 성찰 대신, 스스로에게 유리한 이야기만 골라 믿게 됩니다. 그래서 도덕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삶은, 오히려 삶의 많은 부분에서 자신을 속이게 만듭니다.“그저 좋은 사람이 되지는 마십시오.. 2025. 12. 27.
단순한 삶 - 자연은 언제나 말이 없다 자연은 언제나 말이 없습니다. 그러나 그 침묵 속에는 인간이 쉽게 흉내 낼 수 없는 성실함과 신뢰가 깃들어 있습니다. 계절은 약속을 어긴 적이 없고, 씨앗은 자기 때를 앞당기지도 미루지도 않습니다. 그래서일까. 자연은 세상 속에서 몇 안 되는, 믿어도 되는 영혼들의 편처럼 느껴집니다. 요령으로 살지 않고, 계산으로 자신을 포장하지 않는 사람들,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하루를 견디는 사람들 말입니다.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나는 인가에서 멀리 떨어진 산골짜기를 떠올립니다. 세상의 속도와는 다른 리듬으로 살아가는 한 사람, 홀로 산자락에 깃들어 사는 이를 찾아가는 길입니다. 그의 뜰에는 화려하지 않은 딸기와 토마도가 자라고 있습니다. 시장의 기준으로 보면 작고 투박할지 모르지만, 그 열매들은 거짓이 없.. 2025. 12. 27.
단순한 삶 - 젖어 있었기에 마를 수 있었던 은혜 젖어 있었기에 마를 수 있었으니, 얼마나 기쁜 일입니까. 이미 흠뻑 젖어본 사람만이 마름의 기쁨을 압니다. 비를 맞아보지 않은 사람은 햇볕의 고마움을 알지 못하고, 무너져 본 적 없는 사람은 다시 세워지는 은혜를 모릅니다.우리가 얼기설기 엮어 만든 집이 있었습니다. 그때는 그것이 집인 줄 알았습니다. 나름의 안정이고, 나름의 신념이며, 나름의 삶의 방식이었습니다. 그러나 폭풍우가 몰아치자 그 집은 집이 아님이 드러났습니다. 기둥은 얇았고, 지붕은 허술했으며, 우리를 지켜줄 것이라 믿었던 것들이 아무 힘도 없었습니다.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폭풍우가 얼마나 기쁜 일이었는지 모릅니다. 무너지지 않았다면 우리는 여전히 그 집 안에서 안전하다고 착각하며 살았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폭풍우는 우리를 괴롭히러 온 것이.. 2025. 12. 27.
단순한 삶 - 나는 한 가지 사실을 또렷이 깨닫는다 다시 숲을 떠나며 숲에 들어갔던 이유만큼이나 분명한 이유로 숲을 떠났다는 것입니다. 숲은 도피처가 아니었고, 안식처도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나를 삶으로 되돌려 보내기 위한 하나의 질문이었고, 잠시 멈추어 서서 나 자신을 바라보게 하는 거울과 같았습니다.숲 속에서의 시간은 고요했습니다. 그러나 그 고요함이 영원할 수는 없었습니다. 어느 순간 나는 내 앞에 아직 살아야 할 또 다른 몇 개의 삶이 남아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해야 할 일, 만나야 할 사람, 감당해야 할 부르심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이 마음 깊은 곳에서 울렸습니다. 숲에서의 생활은 나를 비워 주었지만, 그 비워짐은 다시 세상 속으로 들어가 채워지기 위한 준비였습니다. 그래서 더 이상 숲에 머무는 것은 의미가 없었습니다. 머무름이 목적이.. 2025. 12.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