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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소리처럼 다가오는 영의 향기- ‘느낌’으로 배우는 영성훈련 운전대를 처음 잡았던 기억은 누구에게나 긴장과 초조함으로 가득합니다. 눈은 바쁘게 움직이고 손과 발은 부자연스러운 리듬으로 서툰 조화를 이루려 애씁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 어느새 몸이 먼저 반응하고 감각이 길을 읽습니다. 경험이 쌓이면서 더는 '머리로' 하지 않고 ‘감으로’ 하게 되는 것입니다.이것은 영성훈련에서도 그대로 적용되는 진리입니다. 영의 일은 처음엔 혼란스럽고 낯설지만, 훈련을 통해 점점 감각이 열리고 감이 잡히는 지점에 이릅니다. ‘영적 느낌’은 단지 일시적인 감정이나 주관적 환상이라 치부되기 쉽지만, 성경적 영성의 진정한 출발점이 바로 이 ‘느낌’임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오늘날 많은 그리스도인은 말씀 공부와 이성적 해석에 치우쳐 있습니다. 성경지식은 많고 교리는 정확하지만, ‘살.. 2025. 7. 14.
배부른 자와 주린 자-다른 태도, 다른 갈망 "배부른 자는 꿀이라도 싫어하고, 주린 자에게는 쓴 것이라도 다니라."(잠언27:7)'배부름'은 단순한 포만감을 넘어, 더 이상 간절함이나 필요를 느끼지 않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이는 영적으로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세상에서 성공하고 안락함을 누리는 사람은 오히려 복음의 감미로움을 느끼지 못합니다. 심지어 그것이 꿀처럼 달콤한 하나님의 말씀이라 할지라도, 배부른 자에게는 불편하고 부담스럽기만 합니다.반면, '주린 자'는 다릅니다. 절실히 목마르고 굶주린 사람은 비록 쓴 약이라도 받아들입니다. 그것이 생명을 연장시켜 줄 수 있다면, 그것이 회복과 구원을 향한 길이라면 그는 기꺼이 그 길을 택합니다.복음이 바로 그러한 것입니다. 때로는 우리의 죄를 직면하게 하고, 자기부인을 요구하며, 세상과의 결별을 요청하.. 2025. 7. 14.
떠도는 새와 같이 – 본향을 떠난 자의 불안과 회복 “고향을 떠나 유리하는 사람은 보금자리를 떠나 떠도는 새와 같으니라.”(잠언 27:8)인간은 누구나 ‘머무를 곳’을 원합니다. 그곳은 단지 지붕과 벽이 있는 집이 아니라, 영혼이 쉬는 자리이며, 마음이 안식하는 보금자리입니다. 성경은 그 자리를 “고향”이라 부릅니다. 그리고 잠언은 고향을 떠나 유리하는 사람을 “보금자리를 떠나 떠도는 새”에 비유합니다. 그 새는 어디에도 안착하지 못하고, 어느 가지에도 오래 머물지 못한 채 이리저리 날아다닙니다. 보호받지 못하고, 쉼도 없고, 언제 포식자의 공격을 받을지 몰라 불안합니다.현대 사회에는 이런 ‘떠도는 새’와 같은 사람들이 많습니다. 화려한 도시의 불빛을 좇아 본향을 떠났고, 더 큰 성공과 자아실현이라는 미명 아래 가정을 희생하며 살아갑니다. 겉으로는 멀쩡하.. 2025. 7. 14.
물로 씻는 몸, 눈물로 씻는 마음 어느 날 거울 앞에 선 나는 문득, 몸은 깨끗이 씻었는데 마음은 어딘가 흐릿하게 흐려져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하루의 피로는 샤워기로 씻겨 내려갔지만, 마음속 깊은 곳의 응어리는 여전히 제자리를 고집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불현듯 떠오른 문장이 있습니다.“몸을 닦는 것은 비누고, 마음을 닦아내는 것은 눈물이다.”어찌 보면 평범한 진리입니다. 그러나 문명이 고도로 발달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그 단순한 진리를 너무 쉽게 잊습니다. 눈물은 부끄러운 것으로 여겨지고, 감정은 통제해야 할 것으로 치부되며, 울음은 약함의 표시로 오해됩니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요? 눈물이 정말 부끄러운 것인가요?눈물은 마음의 씻김입니다. 우리 몸에는 하루하루 묻어나는 먼지를 씻어내기 위해 비누와 물이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우리.. 2025. 7.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