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으로 사는 삶284 버려지는 것이 없게 하라 "남은 조각을 거두고 버리는 것이 없게 하라"(요한복음 6:12)이사를 준비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압니다. 짐을 싸다 보면 반드시 마주치는 순간이 있습니다. 장롱 깊숙이 묻혀 있던 물건을 꺼내 들고는 "이게 아직도 있었나?" 하며 고개를 갸웃거리는 그 순간, 한때는 반드시 있어야 할 것이라 여겼는데, 세월이 지나고 보니 이제는 버려야 할 것이 되어 있습니다. 그렇게 쌓인 것들이 검은 봉지 몇 개를 가득 채웁니다.사람이 만든 세계는 본래 버림으로 유지됩니다. 냉장고 안에서 잊혀진 반찬들, 유행이 지난 옷가지들, 읽지 않는 책들, 그런데 이상한 것은, 하나님이 만드신 자연에는 버려지는 것이 없다는 사실입니다. 가을에 떨어진 낙엽은 썩어 이듬해 봄의 거름이 되고, 하늘에서 내린 눈은 녹아 맑은 물로 스며듭니.. 2026. 6. 17. 새 포도주는 어디에 있는가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넣느니라"(마가복음 2:22)2019년, 영국 런던의 한 오래된 성당이 문을 닫았습니다. 수백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그 건물은 이제 고급 아파트로 개조되었습니다. 뾰족한 첨탑은 그대로인데, 내부는 복층 구조의 고급 인테리어로 채워졌습니다. 인스타그램에는 그 공간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들이 넘쳐났습니다. 사람들은 "멋있다"고 댓글을 달았습니다. 그런데 아무도 이런 말은 하지 않았습니다. "거기서 누군가의 인생이 바뀌었을 텐데." 그 성당은 아름다운 박물관이 되었습니다. 아니, 박물관보다 못한 공간이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박물관에는 적어도 과거의 이야기가 살아 있기 때문입니다.미래교회학자 레너드 스윗은 교회를 네 종류로 나눴습니다. 선교형, 사역형, 유지형, 박물관형입니다. 그가 말하.. 2026. 6. 17. 먼저 된 자와 나중 된 자 - 포도원 주인의 셈법 "이와 같이 나중 된 자로서 먼저 되고 먼저 된 자로서 나중 되리라"(마태복음 20:16)어느 시골 교회에 집사님이 한 분 계셨습니다. 삼십 년을 한 교회에서 충성스럽게 섬긴 분이었습니다. 새벽기도를 빠진 날이 손에 꼽힐 정도였고, 헌금도 항상 맨 앞줄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해 교회에 늦깎이로 등록한 청년이 있었습니다. 겨우 이삼 년을 다녔을 뿐인데, 그 청년이 먼저 임직을 받고 교회 리더십을 맡게 되었습니다. 집사님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그날 이후로 새벽기도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가끔 그분이 지인에게 털어놓은 말이 있었다고 합니다. "나는 삼십 년을 바쳤는데, 그 청년은 고작 이 년이잖소." 이 이야기는 특별한 한 사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우리 모두의 이야기입니다.마태복음 19장 끝자.. 2026. 6. 17. 형의 얼굴에서 하나님을 보다 "내가 형님의 얼굴을 뵈온즉 하나님의 얼굴을 본 것 같사오며"(창세기 33:10)야곱은 밤새 떨었을 것입니다. 이십 년 전, 그는 형 에서의 장자권을 빼앗고 도망쳤습니다. 그 후 라반의 집에서 풍요를 얻었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언제나 형의 얼굴이 어른거렸습니다. 이제 그 형이 사백 명의 군사를 이끌고 자신에게 오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야곱은 재물을 나누고, 가족을 분산시키고, 하나님께 울부짖으며 기도했습니다. 살아남기 위한 계산이 머릿속에서 쉴 새 없이 돌아갔습니다.그런데 그날 밤, 얍복 나루터에서 뜻밖의 일이 일어났습니다. 야곱은 홀로 어떤 존재와 씨름했습니다. 날이 밝아 올 때까지 그 씨름은 끝나지 않았고, 결국 야곱의 허벅지 관절이 어긋났습니다. 절뚝이며 새벽을 맞이한 야곱은 더 이상 예전의.. 2026. 6. 17. 이전 1 ··· 7 8 9 10 11 12 13 ··· 7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