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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2181

꽃을 통한 우정과 위로 봄이 오던 어느 날 오후, 그는 현관문 앞에 놓인 작은 꽃다발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보낸 이는 오래 전 마음이 멀어진 친구였습니다. 별다른 메모도 없었습니다. 그냥 꽃이었습니다.처음엔 부끄러웠습니다. '내가 뭘 잘했다고.' 특별히 잘한 일도, 대단한 의리를 보인 기억도 없는데, 이렇게 예쁜 것을 받으니 오히려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꽃병에 꽂아두고도 한참을 그 앞에 서서 멍하니 바라보았습니다. 그러다 문득 깨달았습니다. 이 꽃은 '잘했다'는 뜻이 아니구나. '다시 시작하자'는 뜻이구나.꽃은 그런 힘이 있습니다. 말이 필요 없습니다. 아무리 오래 묵은 서운함도, 말로 꺼내면 상처가 되는 이야기들도, 꽃 한 다발 앞에서는 스르르 자리를 비킵니다. 친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꽃잎 한 장 한 장에 이런 마.. 2026. 3. 2.
아가서(08) - 함께 가자는 사랑의 의미 "나의 사랑하는 자가 내게 말하여 이르기를 나의 사랑, 내 어여쁜 자야 일어나서 함께 가자. 겨울도 지나고 비도 그쳤고, 지면에는 꽃이 피고 새가 노래할 때가 이르렀는데 비둘기의 소리가 우리 땅에 들리는구나. 무화과나무에는 푸른 열매가 익었고 포도나무는 꽃을 피워 향기를 토하는구나 나의 사랑, 나의 어여쁜 자야 일어나서 함께 가자. 바위 틈 낭떠러지 은밀한 곳에 있는 나의 비둘기야 내가 네 얼굴을 보게 하라 네 소리를 듣게 하라 네 소리는 부드럽고 네 얼굴은 아름답구나."(아가 2:10~14)어떤 사람이 오랫동안 연락이 끊겼던 친구를 찾아 나섰습니다. 그 친구는 한때 큰 실패를 겪고 사람들을 피해 깊은 시골로 들어가 버렸습니다. 부끄럽고, 초라하고, 도저히 예전 친구들의 얼굴을 볼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2026. 3. 1.
아가서(07) - 달려오는 사랑, 그리스도의 무조건적 은혜 "내 사랑하는 자의 목소리로구나 보라 그가 산에서 달리고 작은 산을 빨리 넘어오는구나. 내 사랑하는 자는 노루와도 같고 어린 사슴과도 같아서 우리 벽 뒤에 서서 창으로 들여다보며 창살 틈으로 엿보는구나."(아가 2:8~9)어느 날 오후, 한 어머니가 부엌에서 설거지를 하고 있었습니다. 창밖 너머로 골목 끝이 아스라이 보이는 그런 날이었습니다. 그때 갑자기 그녀의 손이 멈췄습니다. 아직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녀는 알았습니다. 뛰어오는 발소리, 숨을 헐떡이는 리듬, 운동화 바닥이 아스팔트를 치는 그 특유의 소리, 아들이었습니다. 골목 끝에 아들의 모습이 나타나기도 전에, 어머니는 이미 앞치마를 벗고 현관으로 나가고 있었습니다.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의 목소리를, 발소리를, 기척을 압니다. 설명할.. 2026. 3. 1.
아가서(06) - 사랑에 빠진다는 것 "나는 사론의 수선화요 골짜기의 백합화로다. 여자들 중에 내 사랑은 가시나무 가운데 백합화 같도다. 남자들 중에 나의 사랑하는 자는 수풀 가운데 사과나무 같구나 내가 그 그늘에 앉아서 심히 기뻐하였고 그 열매는 내 입에 달았도다. 그가 나를 인도하여 잔칫집에 들어갔으니 그 사랑은 내 위에 깃발이로구나. 너희는 건포도로 내 힘을 돕고 사과로 나를 시원하게 하라 내가 사랑하므로 병이 생겼음이라. 그가 왼팔로 내 머리를 고이고 오른팔로 나를 안는구나. 예루살렘 딸들아 내가 노루와 들사슴을 두고 너희에게 부탁한다 내 사랑이 원하기 전에는 흔들지 말고 깨우지 말지니라."(아가 2:1~7)봄이 되면 들판 곳곳에 꽃들이 핍니다. 아무도 심지 않았는데, 아무도 물을 주지 않았는데, 그냥 피어납니다. 이른 아침 들판을 .. 2026. 3.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