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의 글494 우리에게는 작별의 말이 없다 “이모야.” 그녀는 주름살투성이 얼굴 속에 깊은 밤의 연못처럼 고요히 잠긴 눈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 눈은 오래된 시간을 통과해 온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빛을 품고 있었습니다. 그때 그녀에게 문득 물었습니다. “그곳에는 헤어질 때 뭐라고 말해요? 작별에 해당하는 말이 있나요?”그녀는 잠시 말이 없었습니다. 바람에 그을린 얼굴 위로 아주 옅은 마음의 파문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그리고는 강물 쪽으로 시선을 옮긴 채, 조용히 말했습니다. “아, 없어.”그 말은 뜻밖이었습니다. 우리는 늘 헤어짐에 이름을 붙이며 살아왔기 때문입니다. 안녕, 잘 가, 다음에 보자, 부디 잊지 말아 달라는 말들입니다. 헤어짐을 견디기 위해 우리는 말을 만들어 왔습니다. 그런데 그녀의 언어에는 그 말이 없다고 했습니다.“우리는 그냥.. 2025. 12. 18. 에베소서(07) -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찬송하리로다 하나님 곧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께서 그리스도 안에서 하늘에 속한 모든 신령한 복으로 우리에게 복 주시되, 곧 창세전에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택하사 우리로 사랑 안에서 그 앞에 거룩하고 흠이 없게 하시려고, 그 기쁘신 뜻대로 우리를 예정하사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자기의 아들들이 되게 하셨으니, 이는 그의 사랑하시는 자 안에서 우리에게 거저 주시는 바 그의 은혜의 영광을 찬미하게 하려는 것이라."(에베소서 1:3~6) 구원은 언제나 우리를 흔듭니다. 특히 내가 넘어졌을 때, 신앙이 느슨해졌을 때, 마음이 식어버렸다고 느낄 때 우리는 이렇게 묻습니다. “이래도 내가 구원받은 사람이 맞을까?” 이 질문은 어쩌면 아주 자연스럽습니다. 우리는 구원을 너무 쉽게 내 상태, 내 반응, 내.. 2025. 12. 18. 연필 안에 숨은 단어들 책상 위에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놓여 있는 연필 하나를 집어 듭니다. 겉으로 보기엔 그저 흔한 도구입니다. 나무와 흑연으로 이루어진, 이미 수많은 손을 거쳐 왔을지도 모를 물건입니다. 그러나 가만히 들여다보면, 이 연필 안에는 아직 한 번도 세상 밖으로 나오지 않은 단어들이 웅크리고 있는 것만 같습니다.그 단어들은 아직 씌어지지 않았고, 한 번도 입 밖으로 말해진 적도 없습니다. 누군가의 교훈으로 정리된 적도, 지혜라는 이름으로 가르쳐진 적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단어들은 연필심의 까만 어둠 속에서 깨어 있습니다. 마치 들을 준비는 되어 있으나, 말할 준비는 하지 않은 채로 말입니다. 우리가 세상에서 쏟아내는 수많은 말들, 설명과 주장과 변명과 설교를 그들은 조용히 듣고 있습니다.하지만 그 .. 2025. 12. 17. 고린도전서 - 선택한 믿음인가, 선택받은 믿음인가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에게 주신 하나님의 은혜로 말미암아 내가 너희를 위하여 항상 하나님께 감사하노니, 이는 너희가 그 안에서 모든 일 곧 모든 언변과 모든 지식에 풍족하므로, 그리스도의 증거가 너희 중에 견고하게 되어, 너희가 모든 은사에 부족함이 없이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나타나심을 기다림이라. 주께서 너희를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날에 책망할 것이 없는 자로 끝까지 견고하게 하시리라. 너희를 불러 그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 우리 주와 더불어 교제하게 하시는 하나님은 미쁘시도다."(고린도전서 1:4~9)우리는 흔히 복음을 이렇게 이해합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죽으심으로 인류를 구원하셨다.” 그리고 이 복음을 받아들일지 말지는 각자의 선택이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세상의 시각에서 기.. 2025. 12. 17. 이전 1 ··· 62 63 64 65 66 67 68 ··· 12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