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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수도 있잖아요 - 이해하는 마음 우리는 얼마나 자주 타인의 모습에 대해 '왜 저럴까?' 하고 속으로 평가하거나 입술로 비판합니까? 못 생겼다고, 늘 늦는다고, 욕심 많다고, 무식하다고, 눈치 없다고... 우리는 타인을 바라보는 눈에 얼마나 자주 엄격하고 차가운 잣대를 들이대며, 자신은 그 기준에서 예외가 되기를 원합니다.그러나 “그럴 수도 있잖아요.” 얼핏 들으면 너무 단순하고, 너무 무책임하게 들릴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말 속에는 ‘이해’와 ‘공감’ 그리고 ‘자비’가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보실 때, 우리의 모든 부족함과 실수와 모자람을 아시면서도 여전히 품으시며 하시는 말씀이 아닐까요? “그럴 수도 있지. 내가 너를 아니까.”"사람은 외모를 보거니와 여호와는 중심을 보시느니라"(삼상 16:7) 사람들은 외모나 모양, 태도.. 2025. 7. 22.
말씀을 흐릴 때 오는 저주 - 하와의 실수 "여자가 그 나무를 본즉 먹음직도 하고 보암직도하고 지혜롭게 할 만큼 탐스럽기도 한 나무인지라 여자가 그 실과를 따먹고 자기와 함께 한 남편에게도 주매 그도 먹은지라"(창 3:6) 하나님의 말씀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완전합니다. 창세기 3장은 단순히 인류 최초의 타락 사건을 기록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는 모든 죄의 본질이 어디서 시작되고, 어떻게 발전하며, 어떤 열매를 맺는지를 정밀하게 보여주는 ‘영적 경고문’입니다. 그 핵심에는 바로 하나님의 말씀에 ‘더하고’, ‘제하는’ 행위가 있습니다.하와는 “먹지도 말고 만지지도 말라”고 말했습니다. 하나님은 만지지 말라는 말씀을 하신 적이 없는데도, 그녀는 ‘섭섭함’과 ‘의심’이라는 감정을 토대로 하나님의 말씀에 첨가했습니다. 이것이 첫 ‘더함’입니다. 그리고.. 2025. 7. 21.
뚫린 구멍, 영적 문지방 – 죄의 시작은 어디서 오는가? 우리의 몸에는 다섯 가지 뚫린 구멍이 있습니다. 눈, 귀, 코, 입, 그리고 마음 깊은 곳에서 반응하는 감각의 통로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 단순한 구멍들이 인간의 죄의 출발점이라는 고백은 충격적으로 다가옵니다. ‘뚫린 구멍’이란 표현은 육체적 기관을 말하지만, 실은 그보다 더 깊은 내면의 문지방을 가리킵니다. 보이는 것 너머에 있는, 들리는 것 이면에 작동하는, 냄새 맡고 말하는 욕망의 자리를 말입니다.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에서 라스콜리니코프가 저지른 살인은, 단지 도끼질 하나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그것은 먼저 눈으로 시작되었습니다. 가난과 불의, 그리고 약자에 대한 연민과 엘리트적 오만이 뒤섞인 시선, 그 눈에서 죄는 싹을 틔웠습니다. 귀는 세상의 혼탁한 논리를 들었습니다. "강자는 약자를 제거할.. 2025. 7. 21.
성령에 매인 자의 길 - 억눌림이 아니라 순종의 길 “보라 이제 나는 성령에 매어 예루살렘으로 가는데, 거기서 무슨 일을 만날는지 알지 못하노라.”(사도행전 20:22)바울은 자유로운 복음의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로마 시민권자였고, 당대 최고의 학문을 배웠으며, 유대 사회에서도 엘리트로 불리던 존재였습니다. 그러나 그가 한 말은 자유인의 말이 아닙니다. 그는 “성령에 매였다”고 말합니다. 스스로 묶인 자가 되었다는 고백입니다. 성령께 붙들린 사람은 자신의 의도와 계획을 따라 움직이지 않습니다. 대신 하나님의 계획과 인도하심 앞에 스스로를 내어맡깁니다.여기서 말하는 ‘매임’은 단순한 억압이나 강제성이 아닙니다. 바울은 기꺼이 자원하여 매인 자가 된 것입니다. 이 매임은 기도의 자리에서, 깊은 영적 교제의 자리에서 이루어지는 내면의 순종입니다. 겉으로 보기엔.. 2025. 7.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