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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본성을 따를 것인가 강가에서 목욕을 하려던 한 수도승은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전갈을 보았습니다. 그대로 두면 곧 죽을 게 분명했습니다. 연민심이 일어난 그는 손바닥으로 전갈을 건져 올렸습니다. 그러나 전갈은 고마워하기는커녕 수도승의 손바닥을 독침으로 찔렀습니다. 고통에 비명을 지르며 놓쳐버린 전갈은 다시 물에 빠졌습니다.그럼에도 수도승은 전갈을 다시 구해 올렸습니다. 하지만 전갈은 또다시 그를 찔렀습니다. 세 번째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한 남자가 소리쳤습니다. “그만 두세요! 전갈은 당신을 계속 찌를 겁니다. 그게 전갈의 본성이니까요. 괜히 자비를 베푸느라 고생하지 마세요!”그러자 수도승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습니다. “그대 말이 옳소. 전갈은 계속 나를 찌를 것이오. 그것은 전갈의 본성이기 때문이오... 2025. 9. 28.
상처 주고 상처 받기 사람 사이의 관계는 참으로 묘합니다. 내가 상대방에게 던진 말과 태도는 결국 나에게 돌아옵니다. 타인이 나에게 준 상처보다 더 깊은 상처는 사실 내가 타인을 상처 입히면서 동시에 내 안에 남기는 상처일 때가 많습니다.한 여성이 혼자 인도를 여행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현지인과 여러 차례 다툼이 생겼습니다. 릭샤 요금, 물건값, 사소한 일들이 문제였습니다. 그녀는 현지 사람들이 자신을 속이려 한다고 믿었고, 힌디어로 말할 때마다 자신을 욕하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결국 그녀는 힌디어 욕설을 배우기로 마음먹었습니다.마침내 여러 사람에게서 열 가지가 넘는 욕을 배운 뒤, 그녀는 그것들을 외우고 다녔습니다. 이제 욕설을 알아들을 수 있게 되었고, 필요하다면 똑같이 욕을 퍼부을 수도 있었습니다. 그녀는 이를 .. 2025. 9. 28.
죽음을 의식할 때 비로소 삶이 보인다 러시아의 대문호 도스토예프스키는 생애 초기에 이미 죽음의 문턱을 넘어가는 경험을 했습니다. 혁명운동에 가담했다는 혐의로 체포된 그는 사형 선고를 받고, 다른 사형수들과 함께 사형장으로 끌려갔습니다. 세 명씩 말뚝에 묶인 죄수들 앞에서 총성이 울리려는 바로 그 순간, “집행 중지!”라는 외침이 들렸습니다. 황제의 특별 감형이 내려진 것이었습니다. 눈앞에서 죽음이 닫히고, 동시에 자유가 열린 순간이었습니다.함께 밧줄에 묶여 있던 이들 중 어떤 이는 그 충격으로 정신을 잃고 평생 정상적인 삶을 살지 못했지만, 도스토예프스키는 달랐습니다. 그는 그 죽음의 체험을 “이미 죽은 사람이 다시 살아난 순간”으로 받아들이며, 남은 생애를 문학으로 태우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그는 말했습니다.“삶은 선물이다. 매 순간이 축복.. 2025. 9. 28.
더불어 사는 삶 “멀리 가는 노래”라는 짧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바다사자와 바다제비가 소리가 얼마나 멀리 가는지 시합을 했습니다. 바다사자는 거대한 목소리로 바다를 진동시킬 만큼 큰 울음을 내질렀습니다. 반면, 바다제비의 소리는 바람에 흩날리는 듯 가늘고 미약했습니다. 누구의 소리가 더 멀리 갔을까요? 놀랍게도 승자는 바다제비였습니다. 그 비밀은 단순했습니다. 한 마리의 바다제비가 노래하면, 다른 바다제비가 그것을 이어받아 다시 불렀습니다. 그렇게 소리가 소리로 이어지고, 노래가 노래로 전해지면서 끝내 바다 끝까지 닿게 된 것입니다.이 이야기는 우리에게 더불어 사는 삶의 힘을 일깨워 줍니다. 세상은 흔히 힘 있는 자, 목소리 큰 자, 자기 주장을 강하게 밀어붙이는 자가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실상.. 2025. 9.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