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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의 글328

산다는 것, 지금 살아 있다는 것 “우리가 그를 힘입어 살며 기동하며 존재하느니라”(행 17:28)산다는 것은 거창한 선언이 아닙니다. 지금 숨을 쉬고 있다는 사실, 목이 마르다는 것을 느끼고 나뭇잎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이 눈부시다는 것을 아는 것, 문득 마음속에서 어떤 오래된 곡조가 흘러나오는 것, 재채기 하나에도 몸이 살아 있음을 느끼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누군가의 손을 잡고 그 손의 온기를 느낄 수 있다는 것입니다.성경은 생명을 “호흡”으로 설명합니다. 하나님께서 흙으로 사람을 지으시고 그 코에 생기를 불어넣으셨을 때 사람은 비로소 생령이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살아 있다는 것은 단지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이 아니라 하나님으로부터 계속해서 생명을 공급받고 있다는 고백입니다.산다는 것은 감각의 세계에 머무는 일입니다. 짧은 치마처럼 계.. 2025. 12. 14.
왜 우리는 인정받고 싶어질까 - 인정에 집착하는 마음 우리는 왜 이렇게 자주 남의 시선을 의식하며 살아갈까요? 조금 더 돋보이고 싶고, 조금 더 뛰어난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 합니다. 사람들이 나를 알아보고, 나를 부러워하고, 나를 인정해 주기를 은근히 바랍니다. 그래서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도 다른 사람의 반응을 먼저 떠올립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그렇게 시선을 끌기 위해 애쓸수록 우리는 점점 더 사람들의 시선에 붙들린 삶을 살게 됩니다. 자유를 얻고 싶었는데, 오히려 더 묶여 버립니다.남들보다 특별해 보이려는 삶은 생각보다 많은 에너지를 요구합니다. 끊임없이 비교해야 하고, 뒤처지지 않기 위해 긴장해야 하며, 인정받지 못했다고 느끼는 순간 마음은 쉽게 무너집니다. 그렇게 살다 보면 어느새 자신을 돌볼 여유도, 자신의 속도를 지킬 힘도 사라집니다. .. 2025. 12. 14.
흐르는 강물처럼 강이 흐르듯이 살고 싶습니다. 억지로 방향을 정하지 않고, 미리 목적지를 계산하지도 않으면서, 다만 흐름에 자신을 맡긴 채 흘러가는 삶처럼 살고 싶습니다. 강물은 늘 앞으로 가지만, 한 번도 스스로를 밀어붙이지 않습니다. 멈추지 않되 서두르지 않고, 돌아가되 길을 잃지 않습니다. 그저 땅의 모양을 따라, 주어진 자리에서 흘러갑니다.신앙의 삶도 이와 같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우리는 종종 신앙을 계획과 통제의 문제로 착각합니다. 언제까지 무엇을 이루어야 하고, 어느 지점에 도달해야 제대로 믿는 것인지 스스로 기준을 세웁니다. 그러나 하나님 앞에서의 삶은 성취의 목록이 아니라, 관계의 흐름입니다. 성령께서 이끄시는 방향을 감지하며 한 걸음씩 나아가는 여정인 것입니다.강물은 자기 자신을 설명하지 않습니다. .. 2025. 12. 14.
혼돈을 사랑하라 - 하나님 앞에서 나 자신으로 서는 용기 우리는 자라오며 수없이 많은 규칙을 배워 왔습니다. 어떻게 살아야 “정상”인지, 무엇을 선택해야 “옳은지”, 어떤 모습이 “신앙적인지”를 말입니다. 세상은 물론이고, 때로는 교회조차도 우리에게 정해진 틀을 요구합니다. 질문하지 말고, 흔들리지 말고, 정돈된 모습으로 신앙생활을 하라고 말합니다.그러나 정작 하나님 앞에 설 때, 우리의 내면은 그렇게 정돈되어 있지 않습니다. 믿음과 의심이 뒤엉켜 있고, 소망과 두려움이 동시에 숨 쉬며,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감정과 생각들이 혼돈처럼 일렁입니다.성경은 이 혼돈을 낯설어하지 않습니다. 창세기의 시작부터 세상은 “혼돈하고 공허”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 혼돈을 제거하지 않으시고, 그 위에 말씀하심으로 새로운 창조를 시작하셨습니다. 혼돈은 배제의 대상이 아니라,.. 2025. 12.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