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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모지를 다시 일구는 용기 우리는 종종 마음이 무너지고, 삶이 황폐해져 버린 듯한 시간을 맞이합니다. 이전에는 분명히 열심히 살았고, 신앙 안에서도 힘있게 걸어가던 때가 있었는데, 어느 순간 스스로를 돌아보면 잡초가 무성한 밭처럼 방치되어 있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기도의 열심도 사라지고, 말씀에 대한 갈급함도 희미해지고, 마음은 점점 굳어져 버려서 ‘과연 내가 다시 예전처럼 회복할 수 있을까?’ 하는 절망감에 빠지기도 합니다. 그때 우리는 눈앞에 가로막힌 현실만을 바라보며 아예 시작할 엄두조차 내지 못합니다.사막의 수도승 전통에서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는 이런 우리의 모습을 잘 비추어 줍니다. 한 수도사가 무너진 자신을 보며 회복할 용기를 내지 못했을 때, 스승은 불모지가 된 밭의 비유를 들려주었습니다. 처음 그 땅에 발을 들인 아.. 2025. 9. 25.
고난이 남기는 발자취 사막의 교부 중 한 사람은 외딴곳에 독방을 짓고 홀로 살았습니다. 그곳은 너무나 멀리 떨어져 있어, 먹고 씻는 데 필요한 물을 얻으려면 무려 20킬로미터를 걸어야 했습니다. 타는 듯한 햇볕, 뜨거운 모래, 끝없는 고독… 그 길은 단순한 길이 아니라 자기 부인과 고난의 길이었습니다. 어느 날 그는 지쳐서 속으로 중얼거렸습니다. “왜 스스로를 이렇게 피곤하게 만드는가? 그냥 물가 가까이에 살면 될 텐데.”그 순간, 뒤돌아본 그는 놀라운 광경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의 발걸음을 따라 한 천사가 함께 걷고 있었고, 그 천사는 그의 한 걸음 한 걸음을 세고 있었습니다. 의아한 눈빛으로 교부가 묻자, 천사는 대답했습니다. “나는 주님의 천사입니다. 주님께서 그대의 걸음 수를 헤아려, 그에 맞는 상을 주라고 나를 보내.. 2025. 9. 25.
고통 속의 절실함 인간이라면 누구나 고통을 피하고 싶어 합니다. 마음의 괴로움, 내적인 고난은 몸의 병보다 더 무겁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본능적으로 고통이 사라지기를, 그 고통의 원인이 빨리 제거되기를 기도합니다. 그러나 어떤 수도자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전혀 다른 길을 보여줍니다.어느 날, 한 제자가 잘못된 유혹에 빠져 깊은 내적 고통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본 스승은 제자를 불쌍히 여겨 말했습니다. “내가 하나님께 청하여 이 싸움이 네게서 멀어지도록 해 주겠다." 그러나 제자는 고개를 숙이며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스승님, 저는 지금 고통 속에 있음을 잘 압니다. 그러나 이 고통으로 인해 제 안에서 하나님을 더 절실히 찾게 됨도 느낍니다. 그러니 이 고통을 없애달라고 하지 마시고, 다만 제가 견.. 2025. 9. 25.
하나님의 뜻 “나라가 임하시오며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마태복음 6:10)하나님의 뜻을 아는 것은 신앙인에게 있어서 가장 큰 관심사이자, 동시에 가장 큰 질문입니다. 우리는 매일같이 선택의 기로에 서고, 그 선택 속에서 “과연 이것이 하나님의 뜻일까?”라는 고민을 합니다. 그러나 많은 경우 하나님의 뜻은 특별한 암호나 숨겨진 신호처럼 느껴집니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성경을 임의로 펼쳐 눈에 들어오는 구절을 붙잡기도 하고, 혹은 우연한 사건을 하나님의 뜻으로 받아들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성경은 하나님의 뜻을 그렇게 임의적이고 불확실한 방법으로 찾으라고 가르치지 않습니다.성경은 먼저 하나님의 뜻을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합니다. 하나는 인간이 감히 간섭할 수 없는 주권적인 뜻입니다. 하나님.. 2025. 9. 25.